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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기업色 버리니 모든게‘Up’

보수적 기업色 버리니 모든게‘Up’

등록 2015.06.30 07:43

수정 2015.06.30 07:44

정백현

  기자

딱딱한 옛 규율 깨고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현정은 회장式 ‘소통경영’ 덕에 경영 효율성 증가

“정장은 상·하의 모두 짙은 색깔이어야 하고 와이셔츠도 하얀색 긴팔 셔츠만 입습니다. 넥타이도 화려한 색깔 제품은 되도록 피하게 되고 머리도 항상 단정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법처럼 지켜진 것들이라 어기는 것은 쉽지 않죠.”

위의 이야기는 청소년이 말하는 학교의 학칙 이야기가 아니다. 한 기업의 남성 직원이 말하는 평소 회사 근무 복장에 대한 소회다. 바로 국내 최대의 재벌인 범 현대가(家) 소속 모 계열사 직원이 밝힌 이야기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 노란색·녹색 삼각형 로고를 공유하는 범 현대가 기업들의 조직 문화는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앞서 언급된 복장 규정은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앞서 언급된 그대로 일부 현대 계열사는 여전히 까다로운 임직원 복장 규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까지 두발 규정까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규율이 매우 딱딱했다. 왕회장(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 재임 시절부터 전통처럼 내려진 규율이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같은 가문의 기업들과 비교할 때 조금 다르다. 현대 가문 특유의 보수적인 기조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나마 복장이 자유롭다. 와이셔츠만 봐도 색깔이 있거나 무늬가 들어간 와이셔츠를 입는 직원의 숫자가 꽤 된다.

심지어 매주 금요일 아침 서울 연지동 그룹 본사로 출근하는 이들의 복장은 대부분 간편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다. 다른 기업에서 캐주얼 복장의 출근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보유한 현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복장 이야기에서 보듯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과거에 비해 훨씬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이 슬림해지고 젊어지면서 생각의 수준도 젊어졌다. 소위 말해 ‘상사가 까라면 무조건 까는 문화’에서 어느 정도 탈피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현정은 회장이 강조하는 구성원 간의 소통 강화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유연한 조직에서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임원은 물론 일반 직원끼리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현 회장은 수시로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경영 철학이나 이념, 계획 등을 임직원은 물론 출입기자들에게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통을 통해 조직의 딱딱한 분위기를 일신한다면 경영에 대한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그의 원칙에 따른 행동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비전포럼’도 소통과 혁신을 강조하는 현 회장의 주도에 따른 것이다. 비전포럼에 참석하는 임원들은 이 포럼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많다”는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2년여간 잠재적인 유동성 불안 우려 등으로 인해 고강도 자구계획을 단행하는 등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현대그룹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소통을 통해 서로를 북돋우며 분위기를 띄운 덕분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과거의 현대와 지금의 현대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며 “훨씬 유연한 분위기에서 일하다보니 직원들의 근무 능률도 늘어나고 나아가 회사의 경영 효율도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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