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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5-11-1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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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M&A

#구조조정

‘官治 M&A’는 毒이 될 수 있다

중후장대산업서 정부 주도 M&A 가능성 커
‘해양플랜트 악몽’ 조선업 구조조정 1순위
해운업계는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 압박
자율빅딜 진원지 유화업계도 M&A 이어질듯


삼성과 한화의 빅딜로 시작된 국내 기업간 빅딜이 정부의 주도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정부는 중후장대산업으로 분류되는 조선과 해운, 철강,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 같은 산업 구조조정은 국내 제조업의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기업간 동반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조선,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이 소규모로 대응해서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기업간 빅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각 산업별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중복 투자를 정리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기업간 M&A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서서히 내비치고 있다.

정부 주도의 M&A 광풍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는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힌다.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해양플랜트 악재로 인해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조선 3사가 3분기까지 총 7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2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조단위 적자를 내면서 연간 기준으로 5조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채권단이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대우조선도 자체적으로 비핵심자산 매각과 인적 쇄신 등을 통해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국내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수주 기준으로 세계 1~3위 조선소가 모두 모여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업체간에 경쟁하면서 저가수주 등으로 오히려 ‘제살 깎아먹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물론 관련 업계에서도 빅3간 합병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만큼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을 정상화하고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물밑작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삼성중공업 등과의 인수합병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중견 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이들 업체들에 대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좀처럼 정상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과 연장선상에 있는 해운업의 불황도 만만치 않다. 해운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타격이 심각하다. 세계적으로 선박 수출입 물동량이 급감했지만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 등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돼 운임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국내 해운업계 1,2위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이 같은 글로벌 금유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였지만 여전히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 전량 매각을 시작으로 벌크전용선, 국내외 터미널 지분 등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다. 그럼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결국 대한항공으로부터 긴급 자금 수혈을 받고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겼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도 마찬가지다.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을 1조원대에 팔고 컨테이너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자사주 등을 매각했다. 또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현대증권 주식 매각을 추진하다가 불발되자 현대상선 매각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한진해운에 현대상선 인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진해운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두 회상의 합병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가입된 글로벌 동맹체가 달라서 합병을 해도 시너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합종연횡이 이어지면서 업체간 자율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비주력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한데 이어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는 등 규모를 키웠다. 동국제강도 자회사인 유니온스틸과 합병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업황 불황이 계속되는 탓에 여전히 추가적인 빅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의 매각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석유화학 업계는 삼성이 선제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업체간 빅딜의 진원지가 된 업종이다. 하지만 정부가 전문화와 대형화를 통해 구조조정을 유도하면서 추가적인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이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힌다. PTA 분야는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석유화학업계는 자발적 사업재편을 위해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민간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 주도라서 강제성이 없는 상황이다. 대상 업체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조조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정부가 유화 업계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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