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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에 비행기까지’···중소형 증권사, 대체투자 ‘정조준’

‘빌딩에 비행기까지’···중소형 증권사, 대체투자 ‘정조준’

등록 2016.09.01 09:28

수정 2016.09.01 09:43

이승재

  기자

KTB證, 1000억원 규모 항공기 투자 계약미래에셋證, 국내외 부동산 투자 활발시장하락기, 대체투자 자산 부담···관리 필요

출처=Pixabay.com출처=Pixabay.com

“규모가 작은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를 상대로 시장을 선점하거나 치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기자와 대화를 나눴던 중소형 증권사의 한 직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최근 증권사들 간의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 등이 활발히 일어나며 업계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다. 일부 기업은 이미 ‘차별화’ 전략을 통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체투자는 이들의 생존 전략 중 하나다. 대체투자란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적 투자자산 이외에 부동산과 선박, 항공기,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1%대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이들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항공기에 투자해 볼까
지난 7월 28일 최석종 KTB투자증권 신임 사장은 임시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해외 신재생이나 항공기 산업에 대한 구조화금융, 프로젝트 부동산 파이낸싱(PF) 시장 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틈새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장으로 선임된 지 한 달 만에 이 말은 그대로 실현됐다.

최 사장은 전직 교보증권 IB본부장 출신으로 KTB투자증권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며 교보증권 투자금융부 인력 30여 명과 한꺼번에 자리를 옮겼다.

이번 항공기에 대한 투자는 이러한 인프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교보증권 IB팀은 2012년 이후 1조원 이상의 항공기금융 거래를 성공시킨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업계 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8560만달러(약 954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 계약에 성공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중국의 항공기 리스사를 발굴해 거래를 성사시킨 첫 사례다.

투자 대상은 싱가폴 항공이 운항 중인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로 국내 보험사와 공제회 등이 자금 조달에 참여했다. A330기종은 에어버스사의 대표 중형기로 베스트셀러 모델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항공기 리스기간이 끝나는 향후 약 6년간 원리금을 지급 받게 되며 연 최대 6%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항공기에 대한 투자는 이전부터 꾸준히 이뤄져 왔다. 앞서 소개한 교보증권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 등은 일찌감치 해외 유명 항공사들과 투자계약을 맺은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금융에 대한 대체투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 증권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등급의 높은 항공사의 경우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돼 수익률 제고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 주의, 리스크 관리는 필수
최근 대체투자 자산이 다양화되고 있으나 전통적인 주력 상품은 부동산 부문이다. 특히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한창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2006년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올해 역시 미국 6개 도시의 페덱스 물류센터와 하와이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비치 앤드 스파 등을 사들인 바 있다.

다만 대체투자에 대한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수익률이 높은 반면 유동성이 낮아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자산가격이 하락할 때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고 회수 과정에서 손실을 보기 쉽다는 견해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시장하락기에는 대체투자 자산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부동산펀드가 투자자의 환매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을 급매각하면서 큰 손실을 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동산펀드들은 급격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환매를 중지한 사례도 있다.

손 연구원은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명확한 마스터플랜과 정교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한 자산배분 전략, 리스크 절감을 위한 사업구조화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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