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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시장 공략 실패한 정태영, 7년만에 푸본현대생명 결별

보험시장 공략 실패한 정태영, 7년만에 푸본현대생명 결별

등록 2018.12.21 15:26

장기영

  기자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직 사임신임 의장 윤인섭 전 ING생명 사장

푸본현대생명 유상증자 전후 지분율 변동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푸본현대생명 유상증자 전후 지분율 변동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보험시장 공략에 실패한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사진>이 결국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마트에 보험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았던 정 부회장은 옛 녹십자생명 인수 7년여만에 의사봉을 베테랑 보험 전문가에게 넘겼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은 전날 열린 푸본현대생명 이사회에서 의장직을 사임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변경된 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분리 승인을 받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푸본생명과 현대커머셜이 참여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따라 기존 2대 주주 푸본생명이 지분 62.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이 총 50.65%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으나 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지분율이 37.1%로 하락했다.

정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 2012년 2월 옛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로 출범한 지 7년여만이다.

정 부회장은 출범 초 ‘간단한(Simple)’, ‘핵심적(Focused)’, ‘규격화(In-Box)’ 등 3가지 콘셉트를 적용한 선불형 보험상품 ‘현대라이프 제로(Zero)’ 시리즈 출시를 주도하며 보험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장을 보듯 보험을 구매할 수 있도록 대형 마트에 상품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자기주도적으로 찾기보다 권유와 설득에 의해 가입하는 보험의 속성을 무시했다 결국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기존 금융사업보다 복잡한 계기판이 많고 개혁적 접근보다 둔보의 접근이 적절한 보험업이어서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상품 판매 부진으로 인한 적자에 재무건전성 악화까지 겹치면서 지점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수순을 밟았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전체 직원 400여명 중 150여명을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내고 전국 40여개 정규지점을 7개로 통폐합했다.

지난해 9월 말 푸본현대생명의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도는 148%까지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유상증자 이후 재무건전성을 회복해 올해 9월 말 RBC비율은 258.7%로 상승했다.

보험 비(非)전문가의 한계를 드러낸 정 부회장은 3개 생명보험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보험 전문가에 이사회 의장직을 넘겼다.

푸본현대생명은 같은 날 이사회에서 윤인섭 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

윤 의장은 교보생명, 라이나생명을 거쳐 ING생명, KB생명, 하나생명 등 3개 생보사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다. 대표이사가 아닌 그린화재(현 MG손해보험) 사장 경력까지 포함하면 총 4개 보험사 사장을 지냈다.

윤 의장은 지난 2010년 하나생명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지난해까지 한국기업평가 대표로 재직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을 대신해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리스크본부장인 김현주 전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내려 보냈다.

푸본현대생명은 윤 의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경쟁력을 회복해 흑자전환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손익은 540억원 이익으로 전년 동기 443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도적 변화에 공을 기울여온 이재원 사장의 노력에 윤 의장의 연륜과 경험이 더해져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는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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