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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1-07 13:17

수정 :
2019-07-03 07:03

현대건설, 부회장 체제로…정진행 연초부터 광폭행보

현대건설 이동 후 회사 대표 역할 본격화
2일 사장 대신 신년사 마이크, 명가 재건
4일 건설 신년하례회도 정 부회장만 참석
“해외출장 많다”, GBC 외 업무도 암시

# "(건설사업을)열심히 배우고 있다.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GBC건설사업은)인허가 진행중이다. 올해 건설 명가 재건을 위해 힘쓰겠다. 해외 출장이 많이 잡혀 있다. 자주 다니겠다."

지난 4일 오후 4시50분경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그랜드볼륨. 건설업계 최대 행사 중 하나인 건설인 신년인사회에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업계 맏형으로서 대대로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자리지만 이날은 정 부회장이 나타났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 10대 건설 CEO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자리에서 그가 건설업계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 "올 2019년 새해 목표는 ‘건설명가의 재건’이다. 현대건설의 강한 프라이드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과거의 명성과 시장 1위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다."

지난 2일 현대건설 서울 계동 사옥 지하 대강당. 새해 현대건설 시무식이 열린 자리에서 신년사 발언 마이크도 정 부회장이 잡았다. 이날에도 박동욱 사장은 시무식 자리에 배석만했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연초부터 광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건설로 이동한 그가 허수아비 부회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새해벽두부터 대내외적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하는 등 뒷방 어르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쏙 들어간지 오래다.

오히려 그가 3월 주주총회에서 각자나 공동 대표이사에 등극하는 등 현대건설이 부회장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관측마저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건설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진행 부회장의 시무식사나 건설인 신년인사회 참석이 회사의 가장 연장자(어른)이다보니 대표이사 대신 참석하게된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에서 가장 어른이 대내외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이상할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진행 부회장의 잰걸음엔 이미 자신감이 붙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맏형으로 전통의 현대건설이 대표이사가 아닌 인물이 신년사를 하거나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건 기존 관행을 깬 것으로 극히 이례인 것이다.

최근 그룹에서 계열사로 이동한 김용환 부회장 등 여타 부회장들의 행보와도 미묘한 온도차가 난다. 지난해말 현대차그룹에서 계열사(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김용환 부회장은 신년 메시지만 배포하고 마이크를 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도 그가 현대건설에서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그룹 숙원사업인 삼성동 현대차 사옥(GBC) 착공은 물론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까지 등장하는 등 그룹 이슈가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정 부회장이 나서야할 일 많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의 눈길은 이미 해외건설 현장에 가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출장이 많을 거 같다. 부지런히 다니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라면 주택 등 국내사업 보단 고부가가치 사업인 해외건설 사업에 주력해야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그가 현대건설 공채출신인데다가 현대차 그룹 기획통으로 잔뼈가 굵은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그룹의 후광을 뒤에 업고 중동 등 글로벌 해외건설 수주 현장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여전히 실적으로 보여줘야하는 만큼 현대차 특유의 불굴의 개척정신을 앞세워 해외 사업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엔 박동욱 사장이 있다. 정진행 부회장이 지원군으로 온 만큰 서로 코웍하면서도 경쟁도 해야 윈윈할 수 있다. 게다가 서로 업무분장을 이미 해놨을 수 있다. 정 부회장이 해외로 뛰며 기존 꺾이고 있는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실적 등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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