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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내리막 길···업계 1위 롯데케미칼 돌파구 찾기 분주

석유화학 내리막 길···업계 1위 롯데케미칼 돌파구 찾기 분주

등록 2019.02.13 14:29

이세정

  기자

다운사이클 진입···석화 의존도 높아 직격탄임 대표, 작년 말 취임···수익성 방어에 총력중장기 성장동력 ‘수소’ 언급···M&A 가능성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누려온 석유화학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임병연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전통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하는 롯데케미칼은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임 대표는 주력사업의 수익성 방어에 최우선적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6조5450억원, 영업이익 1조96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축포를 터트릴 상황은 아니다. 영업이익은 1조원 가까이 증발했고 수익성이 악화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7% 감소한 1조6784억원에 그쳤다.

부진한 실적의 주된 원인으로는 시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난 4분기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 매출 3조8440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85.8% 위축됐다. 전 제품 수요약세에 따른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차이) 감소와 여수·울산공장 정기보수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여파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업 호황에 힘입어 2016년부터 유지해온 ‘왕좌’ 자리를 내려놨다. 2015년 영업이익 1조611억원을 기록하며 LG화학(1조8236억원)을 바짝 쫒은 롯데케미칼은 이듬해 2조5478억원을 달성, LG화학(1조9919억원)을 누르고 1인자에 올랐다. 롯데케미탈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2017년 2조92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조9285억원의 LG화학을 따돌렸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은 반전됐다.

LG화학도 시황 악화에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2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감소했다. 하지만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이차전지, 정보전자소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다변화하면서 리스크를 일부 방어했다. 롯데케미칼은 정통 석유화학에 집중하면서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을 내온 만큼,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부침이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 대표로 취임한 임 부사장의 부담감도 한층 가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15년간 근무, 석유화학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긍정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임 부사장은 우선 생산능력을 증대해 원료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NC(나프타분해설비) 증설 프로젝트를 마쳤고, 올 상반기에는 미국 ECC(에탄크래커) 및 MEG(모노에틸렌글리콜)의 상업 가동이 예정돼 있다. 또 2분기 중에는 여수 PC(폴리카보네이트)와 울산 MeX(메타자일렌) 설비공사가 완공된다. 2020년 2분기 중으로는 여수 EOA(유기계면활성제) 증설을 마치고, 2021년 상반기에는 대산 HPC(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컴플렉스) 프로젝트가 완료될 계획이다.

HPC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이 함께 총 2조7000억원을 투자, 충남 대산에 있는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약 50만㎡ 부지에 HPC 설비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HPC는 원유 찌꺼지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해 기존 NCC보다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 공장은 오는 8월 첫 삽을 뜬 뒤 2021년 본가동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12월 재개된 4조원대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조성계획도 임 부사장 지휘 아래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은 2017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 스틸이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했다. NCC분해시설과 하류 공장 등 대규모 유화 생선설비를 구축,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상업생산은 2023년부터다.

고부가 제품인 스페셜티 사업를 확대하며 견고한 사업안정성 확보에도 집중한다.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는 지난달 터키의 엔지니어드스톤(차세대 인조대리석)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벨렌코사의 지분 72. 5%를 인수했다. 미국 등 급성장하는 선진국 고급 인테리어 소재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첨단소재와 벨렌코 생산기지의 라인별 생산 전문화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추가 설비 투자로 글로벌 스페셜티 시장 5위로 진입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임 부사장은 롯데그룹에서 ‘빅딜’을 연달아 성공시킨 인물이다. 롯데케미칼타이탄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 롯데그룹 화학산업의 성장과정을 만든 전략 및 인수합병(M&A)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롯데그룹이 밝힌 50억 투자 계획 중 40%에 달하는 20조원이 화학과 건설 부문에 투입되는 만큼, 실탄 확보도 어렵지 않다.

구체적화된 내용은 없지만, 임 부사장은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수소산업을 모색하고 있다. 임 부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수소 저장 탱크 및 인프라 구축 등 수소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신성장사업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산업과 인연이 있다. 2014년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수소연료차 ‘인트라도’를 선보인 롯데케미칼은 독자개발한 친환경 소재와 현대차와 공동개발한 초경량 탄소섬유 복합재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정부가 주도적으로 수소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래성이 높게 평가된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 부진이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통 석유화학사인 롯데케미칼이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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