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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브랜드다] ②샤넬이 되기 위한 몸부림…하이앤드의 명암

‘돈 되는’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선점 위한 무기
고분양가·자사 브랜드 간 경쟁 부채질 지적도


샤넬, 그 이름도 고급스러운 명품계의 명품이다. 누군가에겐 선망의 대상이며, 어떤 이에겐 박탈감의 원천이다. 방구석에 나뒹구는 양말에다 샤넬을 갖다 붙인다면 모르긴 몰라도 값이 2배는 뛰는 마법이 일어날 것이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에 대한 욕망이 주택업계서도 불고 있다. 최근 2~3년 새 기존 아파트 브랜드를 뛰어넘는 하이앤드(High-end·고품질)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실제로 그 위용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완벽한 단 하나의’ ‘특별한 당신만을 위한’ ‘가장 빛나는 럭셔리 라이프 신세계’ 등 고급스러운 카피라이팅을 입힌 하이앤드 브랜드를 앞다퉈 출시했다. 이렇게 탄생한 하이앤드 브랜드만도 THE H(현대건설), 아크로(대림산업), 푸르지오 써밋(대우건설), 갤러리아(한화건설) 등 여럿이다.

브랜드 아파트의 탄생배경은 1998년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가 시행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 뛰어들면서 쥐고간 무기가 바로 ‘브랜드’다. 이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먹혀들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아파트 분양 관계자라면 누구든 “△△브랜드는 나중에 팔 때 손해 안볼 수 있다” “OO건설사 브랜드는 별로 인기가 없다”는 말로 홍보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됐다.

11대 건설사 브랜드 BI 변천. 하이앤드 브랜드 외에도 건설사들은 2000년대 전후 자사 브랜드를 론칭한 후 꾸준히 브랜드 고급화에 힘써왔다. 그래픽=강기영 기자

실제 리얼캐스트 조사결과 최근 1년간(2018년 1월~2019년 3월) 1순위 청약건수(229만 3689건) 중 절반이 넘는(51.3%·117만 8593만건) 통장이 브랜드 아파트에 몰렸다.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는 전체 27%(127개)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요자들이 브랜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백번 활용해 건설사들은 ‘돈 되는’ 서울 강남권 고급 주택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버전 무기로 하이앤드 브랜드를 선택했다.

◆하이앤드는 집값 상승·정비사업 성공의 방정식

아파트 브랜드화 성공과 함께 고급 브랜드 아파트의 후광이 집값을 올려줄 거란 수요자들의 기대심리도 커져갔다. 집은 국민들이 가진 자산의 거의 대부분이란 배경도 이런 현상에 불을 지폈다.

실제 하이브랜드 아파트는 다수의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 기존 힐스테이트와 차별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THE H’를 선보였다. 바로 그해 4월 건설사는 삼호가든 3차 재건축 수주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2년 뒤인 2017년에는 개포 주공 3단지 재건축(디에이치아이너힐스) 시공권을 따냈고, 이후에도 방배5구역, 반포주공 1·2·4주구, 대치쌍용2차 등에 THE H 간판을 달 수 있었다. 하이앤드 브랜드 론칭 이후 다수의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을 확보한 셈이다.

대우건설 역시 ‘푸르지오써밋’이라는 하이앤드 브랜드를 내세워 서초삼호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점유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강남권 내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되는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장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대림산업은 ‘아크로’(ACRO)를 이용해 아크로리퍼파크(신반포)를 비롯, 아크로리버뷰(반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성수), 아크로리버하임(동작) 등 강남 노른자위 재건축 단지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2017년에는 서울 집값을 견인하는 강남3구 멤버인 서초동에서 동아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다.

낙천대라는 브랜드로 첫 시작을 한 롯데건설도 현재 자사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뛰어넘은 하이앤드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허 심사 중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예상 브랜드명은 ‘인피니엘’(INFINIEL)이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덩치가 큰 건설사만 하이앤드 브랜드를 만든 건 아니다. 중견사들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추세다. 두산건설은 ‘더 제니스’(THE ZENITH) 브랜드로 지방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부산 내 부촌으로 평가되는 센텀시티에서 두산위브제니스 위용은 대형 건설사 못지않다.

쌍용건설도 지난해 10월 주택 통합 브랜드 ‘더 플래티넘’(The Platinum)을 선보였다. 쌍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예가와 주상복합·오피스텔 브랜드인 플래티넘이 더 플래티넘으로 일원화된 것이다. 하이앤드 브랜드 개념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더 고급스럽게’를 추구한다는 데서 사실상 맥을 같이한다.

◆하이앤드 브랜드 전성시대…좋기만 할까?

그러나 하이앤드 브랜드 아파트가 기존 아파트와 비교해 설계에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외관과 인테리어만 화려하게 꾸며 고분양가 추세에 부채질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같은 건축법을 적용받는 만큼 고급 아파트가 설계 측면에서 특별히 더 뛰어나지는 않다”며 “차이가 있다면 더 비싼 인테리어 소재와 주거 외적인 서비스 부분일 것이고, 이는 비싼 가격의 이유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앤드 브랜드가 고분양가로 분양한 인근에 자체 고급 브랜드가 없는 건설사가가 ‘같은 고급 자재를 썼지만 조금 더 싸게 판다’며 단돈 10만원이라도 분양가를 낮추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는 전체적인 지역 분양가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이앤드 브랜드 신설이 결국 건설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수준의 기존 브랜드 입주민들이 하이앤드 브랜드가 생길 때마다 우리도 간판을 바꿔달라고 요구 한 사례는 이미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는 자사 브랜드 간의 경쟁구도를 야기할 뿐 아니라 수요자들 내에서도 브랜드 평판도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롯데건설의 낙천대에 살던 주민들이 당시 더 고급스러운 브랜드인 롯데캐슬로 간판을 갈아달라고 항의한 사례도 있다”며 “기존 브랜드와의 차이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이런 리스크를 피해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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