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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빅4’ 생존법···전통사업 집중하거나, 신사업 넓히거나

‘화학 빅4’ 생존법···전통사업 집중하거나, 신사업 넓히거나

등록 2019.07.12 14:04

이세정

  기자

LG화학, 석유화학·전지·첨단소재 등 3대사업 균형롯데켐, 전통사업 대투자 단행···‘규모의 경제’ 실현SK이노, 배터리 수직계열화 통한 에너지 기업 도약한화켐, 태양광 집중육성···올해 가시적인 성과 창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화학업계 빅4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산업의 본격적인 ‘다운턴(하강국면)’ 진입에 대비해 각기 다른 생존법을 구사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전통사업과 현재 주력사업, 미래 신사업 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전통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은 각각 배터리와 태양광 사업에 초점을 맞추며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3~4년간 누려온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끝나고 다운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감소 등이 맞물린 여파다.

업황 둔화는 수치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31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5%나 위축된 수치다. 상반기 평균 수출액은 361억9000만 달러에 그친다. 400억 달러대를 쉽게 돌파하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수요는 계속해서 줄고 있고,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공장 가동으로 자급률은 상승하고 있다. 신흥국 역시 석유화학 설비를 잇따라 늘리고 있다. 이미 선진 기술을 가진 유럽 쪽으로 진출하기도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제품을 팔 곳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화학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각자만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모태사업인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급성장하는 전지 사업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미래사업인 첨단소재와 바이오 분야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한다.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30%대까지 낮추고, 전지 사업 매출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석유화학과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오는 2024년 매출 59조원을 달성, 글로벌 톱5 화학사로 도약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어느 한 사업 분야에 베팅하는 형식이 아닌,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다운턴과 업턴을 아우르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신사업을 추진하기보단, 전통사업인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 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국내 석유화학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했다. 총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을 투자한 신규 공장에서는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1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약 3조4000억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한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는 약2조7000억원이 투자된다. 울산·여수공장 증설과 올 하반기 기계적 준공을 앞둔 PIA 공장 등도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지속적인 국내투자로 2030년 매출 50조원의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통한 전방위사업 확장에 나선다. 전기차를 비롯해 항공과 해양 등 전기를 이용한 모든 이동수단 사업에 진출하는 ‘E모빌리티’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사업 확장의 다른 축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도 본격 진출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 석유화학 부문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1%대 매출에 불과한 배터리 사업 성장을 뒷받침해 줄 현금창출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인 BaaS(Battery as a Service)를 추진하고, 2025년 세계 배터리 시장 3위 업체로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사업에 특화된 한화케미칼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셀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자회사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셀을 만든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는 태양광 사업은 2010년 솔라펀 파워홀딩스(한화솔라원)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12년 독일 큐셀도 사들이며 사세를 넓혀나갔지만, 태양광 시장이 암흑기에 접어들면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고효율 태양광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로 흑자를 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큰 폭의 실적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국내 태양광 시장이 올해 2GW 수준으로 지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가 투자하지 않으면 중국산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밖에 없다”며 태양광 산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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