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10, 완성된 디자인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

삼성전자가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갤럭시노트10’을 내놓기까지의 비화를 밝혔다. 특히 보다 완벽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완성된 디자인을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강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 전무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노트10을 만들면서 한순간도 편안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전무는 199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세리프TV·더프레임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지난 2017년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갤럭시S10, 갤럭시워치액티브, 갤럭시버즈, 갤럭시A80 로테이팅 카메라 등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강 전무는 “갤럭시노트10을 디자인하면서 높은 목표를 정해놨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면 많은 혁신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다 쌓은 성을 무너트리고 다시 과감하게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의 노트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이너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제품도 실현하지 못하면 그건 그저 머릿속에만 있는 제품에 불과하다”면서 “디자이너는 용감하게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엔지니어는 이를 실현시키면서 지금의 디자인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 전무는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엣지 디스플레이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강 전무는 “엣지에 대한 일부 소비자 불만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고, 소비자 니즈가 충분해지는 시점에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10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이어폰잭을 없앤 이유도 밝혔다. 무선 이어폰이 확산되면서 충분한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이다.

강 전무는 “대안이 없다면 반대했겠지만 대안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과감히 이어폰잭을 빼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갤럭시노트10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앞으로 혁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갤럭시노트10은 스마트폰 전면에서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없애고 왼쪽에 볼륨키와 전원(빅스비 겸용) 버튼만 남기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이와 같은 형태는 향후 갤럭시S를 비롯해 삼성 스마트폰 전반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전무는 “앞으로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에 적용할 것인지는 확답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로써는 이게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익숙해지도록 만들려는 포맷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갤럭시노트10을 출시하면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눈에 보이는 시각적 단순함 뿐 아니라 더 작게 줄이고,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더 좋은 자료로 대체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단순하게 구현했다.

특히 갤럭시노트10 패키지는 다양한 부품을 감싸고 있던 패키지를 단순화시켜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과 비닐을 없앴으며 친환경 소재로 대체했다. 줄이고 없애고 대체하는 삼성의 친환경 디자인 방식은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다.

강 전무는 “디자인에 근간은 심플이다”면서 “제품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하고, 소비자가 단순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는 환경이나 여러 가지 문제에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