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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등록 :
2019-10-16 16:30

수정 :
2019-10-16 16:37

‘말 따로 정책 따로’…박원순표 공공임대주택 역주행

공공임대주택 늘리자던 朴시장…‘세운3구역’ 민간 매각 승인
지자체에 파는 것보다 조합 수입 2배↑…전역 확산 될 수도
“도심 재개발서 최소 확보되는 임대주택 민간 매각 막아야”
정동영 의원 17일 국감서 해당 조치 철회 가능 여부 질의

2018년 서울시 국정감사.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임기가 끝나면 서울시 주택 약 10%가 공공임대주택이 된다. 중앙정부가 더 큰 투자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30%까지 확대하면 (서울시는)천국이 되지 않을까.”

지난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열린 ‘집 걱정 말아요’ 토크쇼에서 밝힌 지론이다. 그러나 서울시 임대주택공급 정책은 박 시장의 행정과 정반대 행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서울시 내 임대주택 20만 가구 중 지자체가 소유하지 않은 가구를 빼면 약 18만 가구다. 청년 주택 역시 민간이 소유한 것을 제외하면 전체 서울시 가구 수 380만 채 가운데 공공주택은 5% 수준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 사업시 서민주거안정 정책의 일환으로 적용되는 의무 임대공공주택을 민간사업자가 팔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것이다.

16일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은 서울시가 재개발 임대주택을 민간사업자에게 팔 수 있도록 한 세운3구역(1·4·5) 재개발 관리처분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재개발 공공임대주택’은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에서 공익성을 확보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서민주거안정과 개발이익환수 효과를 내왔다. 민간 사업자에게 용적률 혜택 등을 주는 대신 15% 이하의 임대공공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세입자의 재정착을 돕는 제도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건설부동산개혁팀이 16일 오전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서울시는 1989년부터 주택개량재개발사업 업무지침에 따라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매입해 영구공공임대주택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상임위법이 ‘조합이 요청하는 경우’ 주택재개발사업의 시행으로 건설된 임대주택을 인수할 수 있게 바뀌면서, 조합이 임대공공주택을 팔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서울시가 이같은 법령을 기반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민간에 팔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경우는 ‘세운3구역’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세운3구역 조합은 총 996가구 중 공공임대주택 96가구를 4년 후 시세대로 분양할 수 있게 된다.

경실련 관계자는 “지난 5월 세운3구역에서 약 2000억원의 개발이익에 이번 임대주택 매각 수입까지 고려하면 약 3700억원이 민간 사업자에게 귀속될 것”이라며 “조합 입장에서는 서울시에 매각하는 것보다 2배 이상 수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첫 사례가 만들어진다면 이후에는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자료=경실련 제공


민간 사업자가 개발이익을 독식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서민주거불안이 커질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국장은 “현재 재개발 사업으로 멸실되는 가구 비율이 60% 수준임을 고려할 때, 현행 15% 공공임대주택 의무 공급을 해도 세입자의 3/4은 주거 불안에 노출되는 셈”이라며 “여기에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 할 수 있도록 승인해버리면 서민들은 고가 분양주택 시장에서 더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경실련은 서울시의 이번 결정이 국민의 주거권 보호 의무를 포기하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백인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서민 주거는 공공이 담당하는 게 원칙이지만 서울시의 이같은 행정은 공공이 해야할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도심 재개발에서 최소로 확보하고 있는 임대주택마저 민간에 판다면 서민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동영 의원은 ‘재개발 임대주택 민간 매각 폐지 및 공공인수 의무화’를 골자로 한 도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 오는 17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시울시의 이런 결정을 철회할 의향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임대주택 민간 매각 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사업계획 인허가 강화를 통한 임대주택 민간 매각을 금지해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기조를 표명한 만큼 이번 사안을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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