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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메이저 빅3’ 도전···곳곳 도사린 암초

[항공사 九사九생③]제주항공, ‘메이저 빅3’ 도전···곳곳 도사린 암초

등록 2020.01.10 07:08

이세정

  기자

경쟁사 인수로 시장점유율 국제선 2위·국내선 1위이스타 재무구조 개선 작업···1천억 추가 투입 관측작년 연간 영업익 적자 전망···당분간 시장포화 유지보잉 737맥스 운영중단 장기화시 기재계획 전면수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메이저 항공사로의 도약을 꿈꾼다. 제주항공은 경쟁사 인수로 LCC 시장 점유율 50%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불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수대상인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입될 자금 규모가 만만치 않다. 업황 부진 속 수요 둔화와 차세대 주력 기재인 보잉 737 맥스 운항 재개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LCC 인수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어깨 나란히=제주항공은 이달 중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넘겨받으면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매각대금은 약 695억원으로 예상된다.

당초 제주항공은 지난달 31일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실사 과정이 길어지면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에 따라 매각대금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항공사간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항공업계 전반으로 심화되는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작업이 끝나면 국내 LCC ‘공룡’으로 위상을 갖추게 된다. 제주항공은 현재 45대의 기재를 운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3대인데, 두 항공사 운용 기재는 68대로 불어난다.

단순 보유 기재로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이 44.4%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경쟁 LCC인 진에어(26대), 티웨이항공(26대), 에어부산(26대), 에어서울(7대)와 비교할 때 최소 3배, 최대 9배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2위 후보군인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이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셈이다.

LCC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지난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은 223만명, 이스타항공은 73만명 총 296만명으로 집계됐다. LCC 전체 국제선 여객인 661만명의 44.8%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선의 경우 제주항공 125만명, 이스타항공 81만명 총 206만명으로 LCC 총 여객 477만명의 43.2%다.

대형항공사(FSC)를 포함하더라도 양사 합산 점유율은 국제선 19.5%로 전체 국적사 중 2위다. 1위인 대한항공(23%)와의 격차는 3%포인트대에 불과하다. 국내선은 24.8%로, 대한항공(23.6%)을 앞선다.

◇이스타 재무개선 시급···사업전략 따라 인수성공 여부=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겠다고 약속했다. 5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은 항공업계 평균으로 낮추겠다고도 약속했다.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총계는 253억원, 자본잠식률은 47.9%으로 부분자본잠심 상태였다. 지난해는 시장 부진과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추가 결손금 발생에 따른 완전자본잠심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은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63억원과 단기금융자산 2704억원 총 326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 자금만으로도 이스타항공 인수가 가능하지만, 1000억원대 안팎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

막대한 자본 투입으로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키더라도, 항공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또다른 문제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2014년 3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와 3분기 나란이 적자를 냈고, 누적 영업이익도 120억원에 그쳤다. 4분기에는 500억원대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연간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역시 경쟁 LCC들과 마찬가지로 업황부진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국내선 항공운임을 평균 7.5% 인상하거나 고객 편의 서비스인 트래블라운지를 폐쇄하는 등 곳간관리에 돌입했다.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관측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국내 항공시장은 시장 포화에 따른 치킨게임이 시작됐지만, 여객수요는 둔화세를 그리고 있다. 내년 국제선 수요 증가율은 5.6%, 공급 증가율은 4.7%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과 겹치는 노선은 60%에 달한다. 비수익 노선 중심으로 정리가 이뤄지게 되면, 운영 기재 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규모의 경제 실현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파급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잇따른 추락사고로 운영이 무기한 중단된 보잉 737 맥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선제적으로 해당 기종 2대를 도입했지만,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리스비 등으로 매달 1대당 7억~8억원 가량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은 이 비용까지 떠안아야 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2년부터 해당 기재 40대와 옵션구매 10대 총 5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잉사는 맥스 생산을 중단했고, 재운항 승인 시점도 불투명하다. 기재 도입까지 상당 기간이 남았지만, 자칫하면 기재 운용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설정하는 사업전략 방향에 따라 인수 성공여부가 갈리게 된다”며 “인력감축과 조직개편 등 비용절감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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