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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20-02-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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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실탄 없고, 여론도 악화…KCGI의 조바심

주주연합 추천 이사 후보 돌연 사퇴
대한항공 노조도 조원태 지지 표명
올해 주총 패배 대비한 장기전 돌입
KCGI, 추가 펀드로 자금마련 나서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KCGI(강성부펀드)가 갈수록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나섰지만 여론은 갈수록 악화일로다.

18일 한진그룹은 전날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서신을 통해 사내이사 후보 사퇴 의사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 전 상무는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칼맨(KAL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KCGI,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 주주연합은 김 전 상무를 비롯해 총 8명의 사내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주주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이 항공 전문가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조 전 부사장의 측근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대한항공 노조는 성명을 내고 “3자 동맹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 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며 “그들이 물류·항공산업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상무 역시 제주칼호텔과 서귀포칼호텔 등에서 근무하는 등 한진그룹에서 호텔사업팀장을 역임한 이력 때문에 조 전 부사장 측근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전 상무는 이같은 논란을 의식해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상무의 사내이사 후보 사퇴로 주주연합을 향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해온 주주연합의 요구도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KCGI는 앞서 한진그룹이 내놓은 경영쇄신안에 대해 “급조된 대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자신들이 내세운 이사 후보들조차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고 결국 자진사퇴로 이어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한진그룹이 그동안 자신들이 요구해왔던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요구를 반복 중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KCGI는 “한진그룹은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급 평가의 지배구조 등급부문에서 5년 연속 C등급에 그치는 등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시장에서 회사의 실제 가치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지배구조 개선과 이를 통한 경영의 효율화만 촉구하고 있는 주주연합의 목적에 의구심도 제기된다. 경영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 경영진을 깎아내림으로써 오히려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연합을 향한 여론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면서 올해 정기주총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그룹과 손을 잡은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32.06%지만 올해 정기주총에서의 의결권 유효지분은 31.98%다.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조원태 회장(6.52%)과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등 22.45%를 확보하고 있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과 카카오(약 1%)를 포함하면 33.45%로 주주연합에 앞설 수 있다. 3%대 지분율을 보유한 대항항공 사우회 등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 지분율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항항공 노조는 최근 조 회장 지지선언을 했다.

KCGI가 올해 주총을 포기하고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KCGI는 지난달 투자금 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 펀드를 설정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한 행보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지난 13일에만 한진칼 주식 92만5401주(1.56%)를 순매수한 기타법인도 주주연합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주연합의 장기전 계획이 순탄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진칼 주가가 이미 역대 최고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조원태 회장의 경영 개선과 맞물려 소액주주의 표심을 회복하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KCGI 측은 김치훈 이사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면서 “이러한 일에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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