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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줄도산 공포···아시아나·제주 적자 전환, 대한항공 반토막

[코로나19 실적비상│③항공·해운]LCC 줄도산 공포···아시아나·제주 적자 전환, 대한항공 반토막

등록 2020.03.10 09:07

고병훈

  기자

사실상 ‘셧다운’···100개국 이상 하늘길 끊겨올 상반기까지 매출 피해 최소 ‘5조원’ 이상해운, 中 물동량 50%↓···실적 악화 불가피

LCC 줄도산 공포···아시아나·제주 적자 전환, 대한항공 반토막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해운업계가 생존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등 사실상 갈곳을 잃은 ‘셧다운’ 상태에 직면했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6개 상장 항공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올 1분기 각각 381억원,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진에어의 경우 전년 동기(509억원)보다 무려 95.9% 감소한 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외에도 티웨이항공(-87.1%), 에어부산(61.8%), 대한항공(-45.5%) 등 전 항공사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항공사는 지난해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이미 적자로 전환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6개 항공사 당기순손실을 합하면 1조4691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운송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까지 최소 5조원 이상의 매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협회는 당초 올해 국제선 월평균 여객 수를 전년 대비 6.3% 증가한 535만8548명으로 전망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 여객 전망을 전년 대비 65.8% 낮춘 172만4011명으로 낮춰 잡았다.

상반기 여객 전망 감소치를 국제선 평균 운임(27만9955원)으로 계산한 결과만 5조원이 넘는 셈이다. 다만 이는 2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이후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당분간 한일 하늘길마저 사실상 끊기게 된 점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1분기는 3분기와 함께 성수기로 분류된다”며 “하지만 전통적 성수기인 1분기에 전례 없는 악재를 맞으면서, 자칫하면 한해 농사를 그대로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일본도 이달 말까지 한국인 입국 제한(14일 격리) 조치를 시행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일본 노선마저 끊길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이달 31일까지 일본 전 노선 운항을 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도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 외에는 전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항공 외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행 전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이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산업에 대해 ‘사상 최악의 업황’으로 보고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사태로 이익체력이 낮아진 국적항공사 입장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최악의 업황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예약률도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위축된 수요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의 시총은 작년에 이미 8% 줄었는데 연초 이후 23%나 더 증발했다”며 “정상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핵심 노선인 일본도 한국인 입국자 격리 조치를 시행해 미주, 유럽, 일본 노선 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기재 가동률이 급락해 고정비를 만회하기 어렵고,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어, 항공사들의 유동성 우려도 증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저가 항공사의 경우 정부지원 없이는 2~3개월 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으며, 부채비율이 높고 채권 만기 연장(롤오버)이 많이 필요한 대형국적사(FSC)도 재무 부담이 점차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LCC 업계는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결국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6개 LCC사는 지난달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정부에 ‘SOS’를 청했다.

앞서 정부는 2월 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 업계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LCC들은 이 같은 지원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현재 항공업계는 노선 운휴,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사 임직원들 역시 임금 반납, 유·무급 휴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코로나19 여파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해운사들의 1분기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재도약을 기대하던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동량 감소, 운임료 하락에 파나마 운하 운임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또한, 유가 상승에 민감한 해운업의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 중국발 물동량이 50% 가량 줄어드는 등 국내 주요 항만과 해운사들이 물동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월 이후에는 물동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아직까지 변수가 많은 만큼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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