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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직구족 ‘잠 못 이루는 밤’···고점 대비 1/3 토막

테슬라 직구족 ‘잠 못 이루는 밤’···고점 대비 1/3 토막

등록 2020.03.20 17:30

고병훈

  기자

이달에만 2억달러 매수, 같은 기간 주가 ‘반토막’美 공장 폐쇄에 위기감 고조···저가매수 전략 ‘흔들’

테슬라 직구족 ‘잠 못 이루는 밤’···고점 대비 1/3 토막 기사의 사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올해 초 “이세상 주식이 아니다”라는 평가와 함께 거침없이 치솟던 테슬라 주가는 하락장에 접어들자, 그야말로 ‘저세상 주식’처럼 추락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의 주가 폭락은 예측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저점매수 전략에 나섰던 해외 주식 직구족들의 ‘잠 못 이루는 밤’도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주당 418.33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최고점을 기록한 2월 19일 종가 기준 주당 917.42달러까지 폭등해 올해 들어서만 120% 넘게 올랐다. 작년 6월 초의 주당 178.97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상승했다.

주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에서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직구족’들의 눈길이 테슬라를 향하는 것은 당연했다. 지난달 19일 고점을 찍은 이후 코로나19 여파와 유가폭락 공포로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테슬라 구매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월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매수액은 1억157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주식 종목별 매수액 1위에 오른 애플(1억2551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직구족들의 입소문을 탄 2월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무려 3억2997만달러 매수하며, 전달 매수금액의 3배 가까이를 구매했다. 같은 달 미국 주식 매수액 각각 2위, 3위를 차지한 아마존(1억8753만달러)과 애플(1억6928만달러)을 크게 앞서며 종목별 매수액 1위에 올랐다.

직구족들은 주가가 급격히 내리기 시작한 이달 들어서도 14거래일동안 2억 달러가 넘는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며 저가매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직구족들의 기대와 달리 테슬라의 주가가 역대급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3월 첫날 주당 743.62달러에 거래를 마친 테슬라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주당 361.22달러까지 폭락하며 3월에만 무려 51.42% 내렸다. 지난달 최고점(917.42달러)과 비교하면 1/3토막이 났다.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린 테슬라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정규장 거래에서 최근 연이은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18.39% 깜짝 급등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공장 폐쇄 방침이 공시되면서 장 마감 후 거래에서 다시 7%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가격 인하 및 증산 전쟁에 돌입하면서 전기차와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테슬라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국 현지 생산 및 판매에 차질을 빚은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앞서 테슬라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지난 1월 말부터 지난달 9일까지 상하이 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을 이어오던 미국 내 공장 문까지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테슬라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는 동안에도 ‘투자 기회’라고 입을 모으던 전문가들 역시 입장이 난처해졌다.

일각에서는 고공행진을 이어온 테슬라 주가의 적정성을 놓고, 투기 심리에 의존한 거품일 뿐이라는 주장까지 힘을 받고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주가 급등은 1990년대 후반의 닷컴 기업이나 2017년의 비트코인 등 자산 거품과 닮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공매도 전문 투자자로 유명한 앤드루 레프트가 설립한 시트론 리서치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 주식은 월가의 새로운 카지노”라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체 캔터피츠제럴드의 피터 세치니 수석 시장전략가는 테슬라 주가와 관련해 “다른 버블과 비슷하다”며 “전형적인 투기”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면서 “현재 겪고 있는 악재만 지나간다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했고, 이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올해 추가적인 실적 호조가 확인된다면 과도한 기대감이 아닌 정당한 기대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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