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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총선 후 2억 ‘뚝’···강남 재건축 ‘패닉’

[현장에서]은마, 총선 후 2억 ‘뚝’···강남 재건축 ‘패닉’

등록 2020.04.20 18:10

수정 2020.04.20 18:11

이수정

  기자

은마 84㎡, 올해 초 21억→총선 후 19억2000만 거래“매수자들 가격 하락 기대감 관망세···거래 많지 않아”“급매 해소 안되면 강남권 내 전세가율 높아질 것”정비사업 조합원 “다주택자들 사이서 곡소리 들려”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내 전경. 사진=이수정 기자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내 전경. 사진=이수정 기자

“지난 2월 최고가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은마 34평형(84㎡) 물량이 총선 이후 19억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급락 이상이에요. 총선 결과가 여당의 압승으로 나오면서 추진위 등 정비사업 시장도 ‘망했다’는 곡소리가 나오네요.” (대치동 허준공인중개사 허준 대표)

“큰 기대 버리기로 했습니다. 재건축 단지 소유자들 다 패닉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조합에서 대책을 세우겠지만, 팔고 나가겠다는 사람도 이미 여럿 봤어요” (잠실 주공5단지 조합원)

21대 총선 결과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강남 재건축 정비사업 내 분위기가 어둡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총선 후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매물은 ‘급매’ 딱지를 달고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 하락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수요자들이 추가 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현재 큰 움직임이 없는 데다, 지난해 급격하게 오른 가격 탓에 소화 여력이 떨어져 있다는 점을 봤을 때 거래 자체가 활성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대치동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34평) 매물이 1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은마아파트 34평형은 지난해 실거래가 23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2월 다소 하락한 21억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총선에서 재건축 단지 규제를 강력하게 유지했던 여당이 승기를 잡자 지난 2월 대비 2억원가량 하락한 셈이다.

이를 두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급락 이상의 결과’라고 평했다. 대치동 허준 허준공인중개사 대표(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는 “규제가 나오면 어느 정도 하락 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34평형이 19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은 급락 이상”이라며 “앞으로도 하락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이고, 좀 더 명확한 부동산 동향은 6월 재산세가 정해지고 난 뒤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가 있는 송파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도 총선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앞으로 가격 하락이 더 가파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오문열 송파구 대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로 부동산 시장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도 집값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강남은 4억원, 여기 송파구도 3억원가량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송파구에 있는 조합 분위기도 어두워졌다”며 “가격이 떨어지면 분담금도 더 늘어날 테고, 정부 기조가 바뀌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분양가상한제 및 보유세 완화도 이제는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주요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총선 결과를 보고 ‘패닉’에 빠졌다.

한 은마아파트 소유자(50대 여성)는 “재건축된 아파트에서 환갑잔치를 하려나 했는데 70살이 넘어도 못하게 생겼다”며 “앞으로 부동산 규제가 더 커지면 가뜩이나 진행이 느린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더 힘들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 조합원도 “총선 결과를 보고 주변에서 ‘패닉이다’, ‘망했다’는 곡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무리하게 투자한 사람들은 몇 억원씩 가격을 내려 부동산 투자 카페에서 직거래를 시도하기도 한다. 급매는 물론 급급매도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매가가 떨어지자,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매물의 전세가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왕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배왕 대표(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들의 거래 거래가격이 떨어지는 데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강남4구 내 전세가는 더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현재까지는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금 나오는 급매물들을 단편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더라도 매도 희망자들의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면, 전세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매수자의 관망세는 총선 이후 더 짙어졌다.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허준 대표는 “그 전에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급매를 소화해줄 사람이 없는 탓도 있지만, 지금 매수 대기자들은 꽤 있다”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하락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거래 시기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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