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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규의 결단···삼성패션 야심작 ‘빈폴스포츠’ 흥행실패 결국 철수

박철규의 결단···삼성패션 야심작 ‘빈폴스포츠’ 흥행실패 결국 철수

등록 2020.06.12 17:15

수정 2020.06.12 22:48

변상이

  기자

빈폴스포츠 브랜드 리뉴얼 2년 만에 사업 철수내년 2월부터 전국 매장 순차적 폐점핵심 브랜드 빈폴마저 휘청, 패션사업 위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위태로웠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결국 야심차게 론칭했던 ‘빈폴스포츠’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치열한 스포츠 의류 시장에서 코로나19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브랜드 철수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2년 전 전문경영인 체제 돌입 후 삼성패션은 부실 브랜드 정리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으나, 좀처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초기 영업익을 끌어올리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루며 삼성패션의 신성장을 이끄는 듯 했으나 코로나19에 크게 흔들렸다. 1분기 성장세가 빠르게 꺾이면서 영업손실을 내고 결국 적자전환했다. 박 대표는 이제 애정을 쏟았던 빈폴 브랜드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취임 후 가장 공 들였던 브랜드였던 만큼 이번 사업 철수는 더욱 뼈 아프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빈폴스포츠는 지난 2012년 아웃도어 후발주자로 시작해 야심차게 스포츠 브랜드로 리뉴얼했다. 그러나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하며 뒤처지는 분위기었다. 이후 아웃도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해 2018년 빈폴스포츠로 네이밍을 변경해 새 도약을 꿈꿨다.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리뉴얼 초기 ‘1020’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가수 트와이스를 모델로 고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신학기 특수도 제대를 누리지 못했다.

또한 이미 스포츠 의류업계 경쟁이 심화된 데다 빈폴 자체의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경영난에 시달렸다. 게다가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재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현재 빈폴스포츠의 전국 매장은 총 105개로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매출액 대비 매장 운영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경영 구조가 문제였다.

삼성패션은 운영중인 빈폴스포츠 매장은 올해 겨울시즌 제품까지만 판매하고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빈폴스포츠 철수가 현실화된 가운데 향후 삼성패션 브랜드까지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다. 우선 삼성물산은 빈폴 남성복과 여성복 등 다른 패션부문 브랜드는 그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계속된 브랜드 철수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경우 다른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패션은 몇 년 간 부실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2014년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인 네추럴나인을 해산했다. 또 20년 동안 운영하던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접는 등 해외 수입 브랜드도 정리 수순을 밟았다. 이번 빈폴스포츠 정리는 그동안 실행해온 부실 브랜드 철수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빈폴 계열의 브랜드 축소는 삼성패션의 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빈폴은 대표 토종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해 수익개선을 꽤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국내 사업 확장은 물론, 해외 사업에 대한 구상도 마쳤다. 하지만 삼성패션의 야심찬 계획은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 현재 빈폴의 글로벌 사업은 셧다운 상태다. 2005년에 진출한 중국 사업 외에 별다른 해외 진출 계획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출장길이 막히면서 신사업 파트너사와의 대면 미팅도 어려운 상태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분기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패션은 1분기 매출 3570억 원, 영업손실 3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9% 줄었고, 영업이익은 380억 감소해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로 패션업계다 모두 힘든 상황에 삼성패션의 실적은 경쟁사 대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삼성패션은 LF·한섬 등 경쟁사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은 물론, 매출면에서의 추락폭도 가장 컸다. 한섬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매출이 13% 떨어졌으며,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각각 12, 11% 줄었다. 평균 10%대의 매출 감소폭을 기록한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패션만 20% 이상 매출이 줄었다는 점은 삼성패션이 한발 더 뒤쳐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적자전환한 삼성패션과 달리 한섬·LF·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모두 두 자릿수 역신장은 했으나 적자를 내진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박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당장 박 대표는 오프라인 주력 브랜드들의 온라인 비지니스로 전환해 새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빈폴스포츠 정리를 결정했다”며 “2030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빈폴 계열 브랜드는 온라인에 집중해 사업 방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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