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기자
등록 :
2020-06-23 15:52

수정 :
2020-06-23 16:18

‘당근-채찍’ 방황하는 6·17보완책…“유동성 못 잡으면 ‘노답’”

발표 일주일도 안돼 규제완화 외친김상조
국토부는 하루만에 미세조정 필요성 언급
김포·파주 추가규제부터 피해 구제책까지
부동자금 1400조…돈줄 못잡으면 답없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6.17부동산 대책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 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부가 6·17부동산규제 보완책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가운데 ‘당근-채찍’ 전략을 두고 정부 내에서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대책을 발표한지 일주일도 안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나서 보완책을 예고할 정도로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

더욱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토교통부가 거의 매달(1.7개월에 1회) 대책을 내놔도 집값이 되레 튀어 올라 땜질식이란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무주택자들 마저 “평생 전세에 살라는 거냐”라며 등을 돌리자 정부로서도 ‘당근-채찍’ 양측에 갈피를 잡기 어려운 형국이라서다.

이는 청와대나 정부(국토교통부) 모두 마찬가지다. 김상조 실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달 언론 브리핑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여전히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내부적으론 규제완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당근 전략에선 청와대와 국토부간 일부 온도차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무주택·실수요자들에, 국토부는 자산가로 분류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피해 구제에도 피해 구제를 고민하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먼저 청와대는 사회적 약자 계층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김상조 실장은 21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의 주안점은 갭투자와 법인 부동산 투자가 부동산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 기존 정책의 사각지대를 촘촘히 메우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 정책의 방향과 원칙은 실수요자 보호”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문턱이 높아졌다'는 지적에 대해 “어려움 있는 분들을 대출규제, 공급 측면에서 배려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이번에 제기된 어려움에 대해서는 현실성을 검토해 필요하면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토부는 실수요자가 아닌 다주택 자산가로 분류되는 임대사업자에게도 당근책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설된 ‘재건축 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 규제 완화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에서 재건축 사업에서 2년 이상 실거주한 소유주에게만 분양 신청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내놨다.

투기 목적의 재건축 투자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장기 임대사업 주택을 등록한 집주인은 실거주 요건을 사실상 채울 수 없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책 발표 직후 ‘풍선 효과’ 대상 지역으로 떠오른 경기 김포·파주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도 정부 내부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다. 국토부는 일단 김포 등지의 부동산 거래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 규제지역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2~3주 내 규제지역으로 추가될 경우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보완책을 내놓더라도 집값 잡기가 요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3000조원에 이르고 현금통화 등 부동자금이 1400조원을 육박하는 유동성 장세에선 백약이 무효하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와대나 국토부가 아무리 수요를 틀어막는다 해도 고삐풀린 돈들을 대거 회수하는 등 해결책 강구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선 필패할 것이란 의미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부동산 대책 정도의 처방으론 사실상 의미가 없다.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든가, 아예 부동산으로 물꼬를 틀 수 없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이번 정부에선 부동산 가격이 지속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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