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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오자에서 생존자로’···64페이지짜리 현대차 보고서의 무게감

[리포트 탐구]‘낙오자에서 생존자로’···64페이지짜리 현대차 보고서의 무게감

등록 2020.08.31 08:38

조은비

  기자

최근 1개월새 가파른 주가 상승, 우연의 산물 아냐3년 누적된 의사결정과 이익 개선 노력 드디어 결실멀티플 핵심은 미래차 경쟁력··· 보고서 전문에 실려

최근 현대차 주가는 30거래일 만에 82.28% 급등했다. 주가가 본격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7월 1일(종가 9만8200원)부터 장 중 최고가(18만500원)를 찍은 8월 11일(종가 17만9000원) 기준으로 계산한 상승률이다. 오랜만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현대차를 향한 기대와 우려는 늘 그렇듯 공존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윤경현 기자 squashkh@newsway.co.kr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윤경현 기자 squashkh@newsway.co.kr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현대차 주가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가 무려 64페이지에 달하는 현대차그룹 최신 분석 보고서를 지난 25일 발간했다. 김진우 팀장이 총괄로 나섰으며, 보고서 제목은 ‘낙오자에서 생존자로’다.

표지부터 의미심장하다. 바닥이 갈라지고 불길이 치솟는 땅에서 구식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은 허겁지겁 도망치기 바쁜데, 가슴팍에 현대차 로고가 박힌 첨단 작업복을 입은 이는 하늘로 붕 떠오른 자동차와 연결돼 유유히 재난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현재와 근(近)미래를 그린 듯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로펠러 달린 자동차’는 미래차 또는 퓨처 모빌리티를 상징한다. 크게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현대차 미래 경쟁력의 핵심 키워드들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업체로 분류·평가 받았는데, 미래차 경쟁력이 있는 생존자 그룹에 막차로 편입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낙오자에서 생존자로’···64페이지짜리 현대차 보고서의 무게감 기사의 사진

◆신형 플랫폼 탑재율과 제네시스 APS가 견인하는 이익 개선=자동차 뼈대를 이루는 구조를 ‘플랫폼’이라 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9년부터 양산형 자동차에 적용하는 플랫폼을 초소형, 중소형, 중대형으로 통합해 총 3개까지 줄였다. 현대기아차 플랫폼은 2009년 18개에서 2019년 3개로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3세대 플랫폼 탑재 비중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면서 현대차 39%, 기아차 38%로 증가하고, 내년에는 64%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보고서는 신형 아반떼를 필두로 중소형 플랫폼 탑재가 늘어나면서 평균 수익성을 갉아먹던 차종의 원가율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모멘텀이 대형 차종인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그랜저, 제네시스 등의 판매 호조에 주목했다면, 이제 아반떼 등 판매량 높은 준중형 차종에 새롭게 적용되는 3세대 신형 플랫폼의 원가 절감 역시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용 SUV 라인업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더해 고급화한 점도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를 글로벌 SUV 시장에 출시했으며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인 GV80을 올해 3분기에, GV70을 내년 중에 미국 출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평균판매가격(ASP)를 높이는 사업부문이다. 고가 논란까지 일었던 GV80과 G80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2208만원에 불과했던 현대차 글로벌 ASP가 올해 상반기 19% 상승하며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추세는 최소 2년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제네시스는 우호적 시장 환경에 힘입어 출시 지역과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제네시스는 글로벌 고급차 티어(Tier)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이제 막 진입했으며 계속해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낙오자에서 생존자로’···64페이지짜리 현대차 보고서의 무게감 기사의 사진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경쟁력에서 나오는 멀티플도 상승=미래차 모빌리티 서비스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모였을 때 가능하다. 그동안 자동차 현대차는 전기·수소차 경쟁력은 인정받았지만, 그 외 부분은 비교적 약하다고 평가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역량 강화를 위해 조인트벤처(JV)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앱티브와 지분율 50%를 나눠갖고 지난 2019년 총 20억달러를 투자해 양산차에 가까운 자율주행 합작 솔루션을 개발했다. 커넥티드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SK텔레콤, KT와 합작해 별도 판매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테슬라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체 간 차별화 요인은 미래차 경쟁력이며, 이 양상은 멀티플로 나타나고 있다. 한투는 현대차의 멀티플을 기존 8배에서 11배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지난 8월 21일 종가 기준 63%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한 올해 현대차 매출액은 약 108조원이며, 내년 매출액은 약 113조원이다. 영업이익은 올해 4조2천억원, 내년 6조2천억원 선이다. 순이익은 각각 2조6천억원, 5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률이 기존 전망에서 20% 넘게 상향 조정됐다.

김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 주가 상승은 지난 3년간 누적된 의사결정 결과이며, 모멘텀은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멀티플 책정 근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과 긴밀히 연관된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한온시스템에 대한 세부 분석 및 실적 추정치도 보고서에 상세히 제시돼 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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