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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20-09-10 20:42

‘26년 만의 연임 CEO’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과제는?

아시아나·두산중공업 등 현안 산적
40조원 규모 기안기금 운영 업무도
코로나19 피해 기업 금융지원 총력
‘정책형 뉴딜 펀드 사업’ 중심 역할
구조조정 이후 혁신금융 과제 진행
정치권과 합병설·지방이전설 풀어야

그래픽=강기영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년만에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와 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을 대신할 만한 적임자를 찾는 게 어려웠다는 관측이다. 과연 이 회장이 현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이 회장 연임에 대한 절차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새 임기는 1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산업은행에서 네 번째 사례가 됐다. 1954년 산업은행 설립 후 초대 구용서 전 총재, 15~17대 김원기 전 총재, 25~26대 이형구 전 총재만이 연임에 성공했다. 무려 26년만의 연임이다.

이 회장의 연임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도 후임을 둘러싼 하마평이 없었고, 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 굵직한 현안이 쌓여있었다. 특히 경제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사령탑을 교체할 경우 내부 조직을 다시 꾸리게 되면 시간이 지체돼 굵직한 매각협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장이 연임 전 해결하지 못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고, 두산그룹 경영정상화도 추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무산으로 기울면서 ‘플랜B’를 가동해야 할 상황이다.

이 회장의 연임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두산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 정상화 작업이 일관성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당장 오는 11일 개최될 예정인 산업경제장관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1일 오전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아시아나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매각작업 무산에 대한 대응책인 플랜B의 구체적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간 협의체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는 정부에서 구조조정 이슈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오는 11일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도 열린다. 2조원 안팎의 아시아나 기금 투입 안건이 다뤄진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아시아나에 대한 대규모 자금공급에 의견을 모은 상태여서 이날 심의회에선 투입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문제도 남아있다. 두산중공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 6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받았다. 덧붙여 신규 투자자를 물색하는 쌍용자동차 지원 여부도 앞으로 산업은행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또한 개점휴업 상태인 기간산업안정자금의 적극적인 활용방법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지난 5월 출범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KDB산업은행이 40조원 규모로 운영하며, 기존 항공, 해운업종에서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정유·철강·항공제조 등 7개 업종을 추가 지정해 9개 업종으로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사업’을 뒷받침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산업은행은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정책형 뉴딜펀드 사업을 주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가 뉴딜정책 등 국책은행과 손발을 맞춰야할 일이 많은데 산업은행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회장의 역할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느정도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정리되면 임기동안 국내 중소·강소 기업,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연임 전 스타트업 보육프로그램 ‘KDB NextONE(넥스트원)’과 ‘KDB NextRound(넥스트라운드)’ 및 ‘NextRise(넥스트라이즈)’ 등 벤처·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며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국책은행 지방이전과 국책은행 합병 등 바람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정치권에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론’부터 ‘지방이전’ 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바 있다. 이 회장은 현 정권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인만큼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구조조정, 정책자금 지원 등을 연속성 있게 하기 위한 차원의 인사”라며 “현 상황에서 이 회장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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