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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훈 기자
등록 :
2020-09-14 07:56

잘나가던 교보증권, 美 펀드 환매중단에 ‘삐끗’

김해준·박봉권 각자 대표체제 전환 첫해, 상반기 호실적
105억 규모 美 소상공인 대출채권 펀드 ‘환매중단’ 악재
향후 신용등급 악영향 우려…교보證 “법적대응 검토 중”

김해준·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순항을 이어가던 교보증권이 사모펀드 ‘환매중단’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교보증권은 지난 3월 만기를 6개월 연장했던 ‘교보증권 로얄클래스 글로벌M’ 사모펀드에 대해 환매를 추가로 연기한다고 최근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환매가 연기된 금액은 총 105억원이다.

해당 펀드는 홍콩계 운용사인 탬던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탠덤 크레딧 퍼실리티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로, 미국 현지 중소상공인 대출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채권에 주로 투자됐다.

교보증권은 한차례 펀드 환매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의 매출 부진과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사 결과 대부분 부실채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펀드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결과, 채권 발행자인 미국 소상공인 대출 금융사 WBL이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져 부실채권(NPL)이 발생했지만, 탠덤인베스트먼트가 적극적으로 부실화 여부를 살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보증권 측은 “탠덤 측에 운용 조건 미충족 사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의를 했고, 운용상 위규 및 책임 원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보증권은 올해 초 김해준 대표 단독 경영 체제에서 김해준·박봉권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기업금융(IB)부문, 박 대표는 경영지원 및 자산관리(WM)부문을 맡게 됐다. 교보증권이 각자대표 체제에 나선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을 통해 김 대표의 IB 역량을 더욱 살리고 WM 부문을 강화시켜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실제로 교보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 496억원, 순이익 414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지난 2분기에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52.7% 증가한 544억원, 434억원을 거두면서 1분기 부진을 단숨에 만회했다.

이울러 교보증권은 지난 6월 실시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1조1000억원대로 늘렸고,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되는 호재도 맞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교보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A+)에서 ‘긍정적’(A+)으로 상향했다. 이는 현재 A+인 교보증권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교보증권은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올라도 ‘AA급’ 증권사가 된다.

한기평은 교보증권에 대해 “자산관리·IB 부문 비중이 높아 수익창출능력과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로 향후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양호한 대응력과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상반기 호실적과 별개로 이번 사모펀드 환매 중단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향후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매중단 사실만으로 당장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사모펀드 관련 사고로 고객들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증권은 이번 펀드 사고와 관련해 투자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당초 약속한 약관을 지키지 않은 탠덤 측에 운용상 과실이 있다고 보고 운용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회수절차는 부동산 자산담보비율(LTV)이 79% 수준으로 담보를 통해 일부 상환할 예정”이라며 “WBL 측에서 부실채권을 정상채권(PL)으로 교체하는 등 포트폴리오 가치 자체를 증가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자산처분 등 외부 조달을 통해 추가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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