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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위기 ‘산 넘어 산’···연매출 100조 목전서 70조로 ‘뚝’

[롯데는 지금①]계속되는 위기 ‘산 넘어 산’···연매출 100조 목전서 70조로 ‘뚝’

등록 2020.09.28 09:33

정혜인

  기자

형제 간 분쟁 시작으로 국정농단 재판·사드·코로나까지 유통·식품·음료·화학·호텔 등 핵심 사업 줄줄이 무너져지난해 그룹 매출 역신장 위기의식 강조하는 신동빈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은 최근 5년간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다툼, 국정농단 사건과 오너일가 경영 비리 재판, 중국의 경제 보복,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등 내부와 외부에서 논란과 위기가 거듭됐다.

지난해 말이 되어서야 대부분의 위기가 일단락 되던 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이미 잇따른 악재로 유통, 화학 등 주력 사업들이 동력을 잃어가던 가운데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구상도 흔들리고 있다. 신 회장은 현장을 자주 찾으며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모색하며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위기 발단 된 ‘신동주의 난’ = 롯데그룹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2015년 본격화 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부터다.

신 전 부회장은 2014년 말 일본 롯데 지주사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3개 임원직에서 해임된 이후 이듬해부터 롯데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다.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6차례나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표 대결을 펼치며 경영권 다툼을 했는데, 모두 신 회장이 승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수사의 시발점이 된 ‘면세점 비리’가 터지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2016년 검찰이 본격적으로 롯데 오너가의 경영권 비리 문제를 파헤치기 시작하자 신영자 전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 로비, 신격호 명예회장 등의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이 면세점 사업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 뇌물을 줬다는 혐의까지 나오며 롯데그룹은 격랑에 휩싸였다.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초유의 ‘오너 공백’ 사태까지 벌어졌다.

같은 시기 롯데그룹은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을 받으면서 중국 사업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에는 롯데제과를 비롯해 마트, 백화점, 화학, 관광 등 20여 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었으나, 롯데마트는 중국 사업을 모두 철수했고 백화점도 현재 선양점 1곳만 남았다. 3조원을 투자한 선양 롯데타운 개발도 무기한 연기 상태다.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며 또 한 번 롯데의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영권 분쟁 당시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약속을 내놨으나 여러 이슈 때문에 현재도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일본 기업으로 낙인 찍혀 지난해 국내 사업마저 어려워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관련 혐의 확정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다음달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실상 오너 리스크가 모두 종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롯데의 국내외 사업이 모두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룹 성장률 둔화···지난해는 역신장까지 = 롯데그룹은 5년간 위기가 지속되면서 성장률마저 둔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브로슈어에 따르면 관리회계 기준 그룹 매출액은 2010년 62조원에서 2015년 84조원으로 연평균 6.3% 성장했다. 2016년에도 9.5% 성장한 92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는 재무회계 기준으로 매출액을 표기하고 있어 이전 시기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후의 그룹 매출액은 2017년 81조2000억원에서 2018년 84조원으로 3.4% 성장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74억5000억원으로 11.3% 쪼그라들었다. 그룹 매출액의 약 8% 비중을 차지하던 금융 사업을 지난해 매각한 영향이 있긴 했으나 금융사업을 제외하고도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지난해보다도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의 ‘양날개’인 유통업과 화학업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유통업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7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3%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521억원으로 같은 기간 74.6% 쪼그라들었다. 2분기는 상황이 더 악화해 ‘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98.5%나 감소한 14억원까지 급감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 3월 발생한 대산공장 폭발사고와 코로나19 겹악재를 맞아 흔들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9.6% 감소한 3조2656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이 860억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연결 기준 3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0.5% 감소했고, 매출액은 2조6822억원으로 32.1% 줄었다.

◇신동빈 직접 현장 점검···정상화 속도 = 신 회장은 여러 차례 위기를 강조하며 그룹 사업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한국으로 돌아와 주요 유통 사업장,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등 그룹 주요 현장을 직접 살펴보며 현안을 챙겼다. 이어 지난 8월에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의 퇴진 등을 포함한 긴급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그룹 쇄신을 꾀했다. 당시 인사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의 대표이사는 신동빈·송용덕·이동우 삼각 체제로 변화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신동빈 ‘원톱’ 체제가 돼 신 회장이 직접 그룹 현안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최근 신 회장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호텔 사업이다. 신 회장은 최근 미국 본토 내 두 번째 호텔인 롯데호텔 시애틀을 오픈하고 롯데호텔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호텔과 면세사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추후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위해 빠르게 정상화에 돌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성장동력 모색에도 나섰다. 롯데그룹은 두산솔루스를 품은 스카이레이크에 29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투자인 만큼 ‘간접적’이긴 하나 롯데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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