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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20-10-09 07:01

중간배당 카드 꺼낸 조용병의 ‘자신감 경영’

코로나 사태 진정되면 중간배당 과감히 추진
“금융지주 이익 선두권 수성할 것” 의지 피력
주가 부양+지지기반 강화 효과 동시에 노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신한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시점에서 중간배당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신한금융의 중간배당 추진 선언의 배경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6일 서울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 대회의실에서 그룹 이사회 하반기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은 조용병 회장과 국내외 이사진이 참여했고 각 자회사 CEO 육성 후보군 전원도 동석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뜨거운 감자’는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신한금융의 주가 문제였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 2월 코로나19 1차 팬데믹 여파로 은행주가 대부분 하락하는 과정에서 함께 떨어졌는데 회복세를 보인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2만원대 후반에서 좀처럼 변동이 없다.

무엇보다 코스피에 상장된 금융지주 빅4 중에서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세 번째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조용병 회장이나 신한금융 경영진 입장에서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가 갈 만한 일이다. 한때 신한금융 주가는 은행주 중 대장주로 통하던 종목이었다.

실제로 이날 회의 참석자 모두 상반기에 급격히 하락한 주가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조 회장과 경영진은 주가 부양의 카드로 중간배당 정책을 빼들었다. 중간배당은 주가 하락에 뿔난 주주들을 달래고 요지부동의 주가를 부양시킬 수 있는 대표적 당근책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는 하나금융만이 유일하게 10여년째 상반기 이후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7월 말 이사회를 통해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한 바 있다.

조 회장의 중간배당 추진 선언을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배당의 여력, 즉 그룹의 이익 생산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에 있다. 안팎 이슈로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기반이 튼튼한 만큼 금융지주 순이익 선두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을 하려면 적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내야 한다. 이미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1위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간 3조원 이상의 안정적 순이익을 내는 만큼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

무엇보다 한 번 약속한 배당 계획은 경영진 마음대로 무르기 어렵다. 배당 계획을 무른다면 주주들의 공분을 살 수 있고 자칫하면 투자자들이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배당 성향을 낮춰서라도 꾸준히 배당에 나서야 한다.

조 회장이 배당 약속을 한 것은 현재 신한금융이 갖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볼 때 어떻게든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중간배당을 진행하려 한다면 금융당국과의 신경전을 감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의 사태가 여전한 만큼 무리한 배당을 자제하고 은행들의 미래 건전성 강화 차원의 손실 흡수 자본 적립에 나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이 올해 중간배당을 결의하기 전에도 금융당국이 “주주와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은행 본연의 자금 공급 기능을 먼저 생각해달라”는 자제 요청을 내린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의 자산이나 이익 규모가 하나금융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배당을 단행한다고 해도 재무 상태에 문제가 갈 것이 없다는 점을 강력히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배당이 조 회장의 롱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에서 한 축을 떠받치는 주주들은 신한금융의 창업 주주들인 재일교포들이다. 현금 배당에 민감한 재일교포들에게 배당 추가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신한금융의 CEO 선임 과정에서는 재일교포들의 입김이 만만찮게 작용한다. 사외이사 중 40%가 재일교포 출신인데다 회장 선임 작업을 직접 맡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도 재일교포 출신 이사들이 2명 들어있다.

이미 조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이 이번 배당 결정으로 조 회장에게 더 큰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높다. 당장의 거취를 논의하기는 이르지만 배당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조 회장의 롱런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평가된 주가를 높이고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간배당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중간배당 후에 벌어질 상황을 벌써부터 예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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