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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등록 :
2020-10-08 18:44

수정 :
2020-10-11 09:43

서울시-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갈등에 끼인 LH

서울시 “역사적 의미 깊은 땅…공원 조성해야”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 위한 가격·방법 중요”
급한 서울시, LH와 협의 않고 부지 맞교환 발표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 송현동 부지. 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일대 부지를 두고 서울시와 대한항공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문제에 휘말려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열린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 송현동 부지 용도를 ‘공원’으로 결정했다. 정확히는 문화공원이 아닌 ‘공공이 공적으로 활용하는 공원’이다. 시민이 활용하는 공원 부지 조성이 왜 이토록 문제가 됐을까.

역사적으로 송현동 일대 부지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왕족의 집터, 일제강점기 조선식산은행 사택, 광복 이후에는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였다. 이후 1997년 삼성생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대한항공 측이 매입(2008년)해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정부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공터로 현재까지 유지되다 지난 2월 유동성확보를 위해 결국 매각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가 역사성이 깊은만큼 공적인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표명했다.

문제는 서울시가 제시한 가격인 4671억원(2021~2022년 분할 지급)이 대한항공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가치를 5000억~6000억원 상당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이 빠르게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선 분할 지급 방법도 탐탁지 않았다.

이에 당시 대한항공은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으로 ‘낙점’한 이상, 리스크를 감안하고 입찰할 민간 기업은 없다”며 “서울시가 매각을 방해해 헐값에 강제수용하려 한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강제 수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효과적 지원책을 약속했다. 이에 당시 캠코가 서울시를 대신해 송현동 부지대금을 일괄 납부해 대신 인수하고, 다시 서울시에 매각해 자금을 분할 지급 받는 방법이 대두되기도 했다.

이후 양 측 모두 매각에는 동의했지만, 방법과 금액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우선 가격은 감정평가를 통해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

대금 지급 방법은 서울시는 LH를 거래 과정에 끼웠다. LH가 송현동 부지를 선 매입한 이후 서울시가 가진 부지를 LH와 맞교환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

하지만 LH가 이에 선을 그었다.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더라도 이후 해당 부지와 맞교환할만한 시유지를 찾기 쉽지 않다는 LH의 입장이다.

LH는 “서울시로부터 지난 9월 송현동 부지의 공원지정 및 항공업계 재정난 해소라는 공적 목적을 위해 송현동 부지 협조 요청을 받은 바 있다”면서도 “다만 LH는 부지 매입 및 매입 방식에 대해 검토하는 수준의 단계로 서울시와 이와 관련해 합의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조율되지 않는 대책을 서울시가 너무 빨리 발표해 스텝이 꼬였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달 중순께 권익위는 조정안을 발표한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원 조성 의지와 “관계 기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한동안 매각 표류 가능성도 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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