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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 기자
등록 :
2020-11-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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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의 재계 Old&New]“과거는 잊어주세요” 친분 다지는 총수들

삼성·현대차 과거 삼성 자동차 사업 진출에 신경전
친구에서 사돈으로 발전한 창업주 이병철·구인회
삼성 전자사업 진출에 가전·스마트폰 시장 라이벌

국내 5대 기업 총수들이 자주 만나 친목을 다지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선대 총수들과 달리 서로 의견을 나누며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라이벌 구도로 날을 세웠던 과거와는 다른, 재계 문화의 변화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 삼성과 LG는 사업영역이 겹치며 과거 냉랭한 모습이 연출된 만큼 최근 ‘친목 모임’이 더욱 특별해 보이는데요.

삼성과 현대는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부터 재계 서열 1, 2위를 다투며 경쟁해왔습니다. 라이벌로 평가받은 만큼 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먹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985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정주영 회장의 고희연에 이병철 회장이 방문해 백자를 선물하며 두 사람의 감정이 풀렸다고도 전해집니다.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전달한 백자는 직접 고른 것으로 헌사가 씌여져 있었다고 하네요.

1세대의 감정은 풀렸지만 냉랭한 분위기는 2세대에 와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불씨는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인데요.

고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상용차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 3년 뒤인 1998년 첫 완성차인 SM5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현대, 기아, 대우가 과점을 이루고 있던 자동차 시장에 삼성이 뛰어들자 정몽구 명예회장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삼성자동차는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에 인수됩니다.

이후 삼성과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도 묘한 신경전을 이어 왔는데요. 3세대인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최근에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사업적으로 잦은 회동을 보여줬는데요. 지난 5월 정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았습니다.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 26일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았으며 28일 열린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해 남다른 우정을 보여줬습니다.

전자업계 오랜 라이벌인 삼성과 LG 총수의 잦은 회동도 흥미로운데요.

고 이병철 회장과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은 지수보통학교 같은 반에서 공부한 절친한 친구로 후엔 사돈관계로까지 발전합니다. 구 회장의 3남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 회장의 차녀 이숙희씨는 1957년 결혼했는데요.

구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신임을 얻어 호텔신라 사장 등 10여년간 삼성그룹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은 이 회장이 전자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며 끝이났습니다.

이병철 회장은 1968년 한 골프장에서 구인회 회장을 만나 전자사업 진출 결정을 통보했다고 하는데요. 이 당시 삼성의 주력 사업은 비료와 조미료, 모직 등이었습니다. 금성사(LG전자)를 꾸려가고 있던 구인회 회장은 이 같은 결정에 무척 화를 냈다고 합니다.

1969년 삼성전자의 전신인 삼성전자공업이 설립됐고 구자학 회장은 결국 1976년 LG가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삼성과 LG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며 TV, 세탁기, 디스플레이 등에서 신경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4년에는 5건의 소송전을 펼치기도 했죠.

5대 기업에 속하지는 않지만 삼성과 CJ의 화해 분위기도 무르익은 듯해 보입니다.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상속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며 삼성과 CJ는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으나 2014년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삼성가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가 제출됐기 때문인데요. 2015년 이맹희 명예회장의 장례식과 최근 이건희 회장의 장례식에도 서로 참석하며 집안 행사를 챙겼습니다.

실제로 선대와 달리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이는 좋은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두 그룹의 협력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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