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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인수-피인수 기업 동반 급등…증권가 “둘 다 윈윈”

빅딜 성사에 항공주 동반 강세…대한항공 ‘초대형 항공사’ 도약
증권가 “양사 모두 호재…한진칼은 지분경쟁 종식에 하락 가능”
산은, 유상증자 참여로 8000억원 지원…KCGI “국민 혈세 낭비”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빅딜에 16일 국내 주식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과 피인수 기업인 아시아나항공,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금호산업 등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한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일단 두 회사에는 모두 호재라는 평가가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초대형 글로벌 항공사’ 탄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아시아나는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게 호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이며, HDC현산 이후 표류하던 실적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전망”이라며 “아직 자회사 에어부산에 대한 논의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우선은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한항공에게는 표면적으로 ‘승자의 저주’가 걱정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더 중요한 변화”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빅딜을 통해 대한항공은 보유자산이 40조원에 달하는 세계 10위권 글로벌 항공사가 된다.

또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 22.9%, 아시아나항공이 19.3%다. 여기에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양사의 저가항공사(LCC) 점유율까지 더하면 국내 항공 점유율은 62.5%에 달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독과점이나 특혜 우려마저 감수한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다.

최 연구원은 “올해 대한항공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고 부채비율도 낮추는 항공사”라며 “한진칼이 인수 주체로 나서고 산은의 자금이 투입되면 재무 부담보다는 정부가 우리나라 항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실상 지원을 집중해주는 그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 감소로 시장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며 “자본 잠식으로 인해 재무건전성 우려가 지속되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채권단들은 내달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실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대한항공에게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항공사 주가에는 여러 외부 변수가 작용하나, 가장 핵심인 운임이 오르는 구간에서 확실한 상승 랠리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여객 기재 규모와 공급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한항공은 여객 운임 상승으로 인해 코로나 이전보다 코로나 이후 이익 창출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재로 평가되는 대한항공과 달리 지주사인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지분 경쟁이 끝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진칼 주가 기저에는 그동안 지분경쟁으로 인한 수급이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지분 비율이 어느 쪽으로든 한쪽으로 기울면 주식 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조원태 회장 측 지분 41%대 '3자연합' 측 지분이 45%로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었고, 나머지 지분 확보 경쟁으로 수급상 주가가 올라가 있었다”며 “그러나 산은 제3자 배정 증자로 인해 지분경쟁이 종식될 경우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 없고, 오버행(잠재적 대기 매도 물량)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KCGI가 지분을 더 사도 과점을 못 할 정도로 제3자 증자를 해버리면 지금까지 (KCGI가) 돈을 들여 지분을 산 게 의미가 없어진다”며 “한진칼 주가는 영업이나 사업이 아니라 오직 지분 경쟁 하나로 지금 수준까지 왔는데, 지분 경쟁이 무효가 되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더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점은 커다란 걸림돌이다.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혈세 투입 논란, 독과점 우려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와 관련해 KCGI는 이날 오후 ‘조원태 살리기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려 합니다. 조원태 회장과 산업은행의 밀실야합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KCGI 측은 “조 회장의 시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임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사적이익을 위해 국민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에 대해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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