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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논란 재가열…“이젠 결론이 필요한 때”

금융위, 공매도 3월 15일 재개 방침
정치권, 선거 앞두고 금지 연장 주장
선진국 공매도 안하는 곳 거의 없어
시장 과열 방지·헷지 등 순기능 주목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오는 3월 15일로 예정된 전종목 공매도 금지 종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3월 16일 시행 이후 1년만이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정치권과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재개 불허 주장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과열방지·헷지 등 공매도의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공지를 통해 “현재 시행 중인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며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국이 3월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Short-selling)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 팔고, 주가가 실제로 내리면 다시 매수해 갚는 매매 방식이다.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할수록 더 싼 값에 팔아 차익을 노릴 수 있다. 과열된 주가를 조정하고 거래가 없는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만큼 주가 하락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 3월 16일부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왔다. 당초 지난해 9월 15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6개월 추가 연장이 결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공매도가 허용됐던 증권사 22곳(시장조성자)의 공매도 참여 종목을 일부 금지하는 규제도 발표했다.

◇공매도 금지 기간동안 코스피 124%↑…재개 필요성 제기=공매도가 금지된 1년간 코스피 지수는 1450선에서 장중 3260선까지 오르며 폭발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982조원에서 2161조원으로 120% 불어났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증시로 밀려들어오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작년 주요20개국(G20)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코스피의 저력이다.

동시에 시장 안팎에선 ‘과열’ 우려가 터져나왔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 3200선까지 내달리자 개인들은 ‘영끌’로 주식 열풍에 합세했다. 신용대출과 주식담보대출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내서 주식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최대치인 2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이 3월 공매도 재개를 2개월 앞서 공지한 것도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재개를 전후해 증시 변동성과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사전에 이를 고지해 시장 충격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에 앞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에게도 공매도 투자 한도를 부여하는 한편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고 시장조성자 제도를 강화해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매도 제도를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동학개미 “개미는 미래·애국 투자자…공매도 재개는 개미 무덤”=정치권 안팎에선 반발 움직임이 보인다. 오는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는 여권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 역시 ‘공매도 재개는 곧 개미 무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개인 투자자는) 단기 차익에만 목적을 둔 투자자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와 K-뉴딜에 투자하고 있는 미래 투자자, 애국 투자자”라고 밝혔다. 양 위원은 “지금은 시간을 갖고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이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필요성을 주장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영구 금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엔 이날까지 8만1927만명이 동의하며 반발하고 있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청원글에도 수만명이 동의한 상황이다.

다만 공매도 제도의 순기능을 고려하면 영구 금지보다는 제도 개선을 목표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당국과 정치권에선 대형주 위주의 공매도 지정제인 ‘홍콩식 공매도’와 시장조성자의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 강화 등의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홍콩식 공매도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밝힌 제도다. 홍콩은 시총 30억홍콩달러(약 4425억원) 이상이면서 12개월 회전율(주식 보유자가 바뀌는 비율)이 60% 이상인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공매도 전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주 위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지정제’다.

홍성국·박용진·김한정·김병욱 등 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불법공매도 내 처벌 수준을 현행 최대 1억원 과태료에서 주문금액 범위 내 과징금으로 상향하고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5배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이 주요 골자다. 통과된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홍성국 의원은 “불법공매도가 강력한 처벌이 따르는 무거운 범죄 행위라는 인식이 형성되길 바란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에게 공매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시장의 오해를 해소하고 공매도 금지 조치 종료 이후 시장과 투자자들이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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