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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비 기자
등록 :
2021-01-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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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공매도 25년, 오해와 진실]④시장 체질 허약…변동성 확대·적정 가격 의문

공매도 금지 후 롤러코스터 탄 한국 증시
지난해 G20 국가 평균 상승률 큰폭 상회
새해 장 중 변동성도 극심해 투자자 피해
직접 투자 늘었지만 시장 효율성 고려해야
외국인, 헷지 어려운 한국 시장 외면 우려

공매도 금지 기간이 1년여 가까이 돼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가 크게 3가지 역할을 자본시장에서 수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동성 제고 △가격 발견 기능 제고 △위험 관리 기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중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이후 같은 해 8월 한 차례 연장했다.

3월 공매도 금지는 불가피했으나 연장 이후 그 역효과가 시장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선물 거래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시장조성자가 개입하지 않은 바이오 종목 일부는 적정 가격을 찾는 데 실패했다. 거래 상품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향후 외국인 자금의 원활한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코로나 이후 증시 상승률 세계 1위, 유동성 풍부하나 효율성 떨어져

이미 코스피는 전 세계 증시와 비교할 때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1월 23일(코스피 전고점 첫 경신)부터 올해 1월 6일(코스피 3000P 돌파 전 거래일)까지 집계한 G20 국가의 대표 지수 상승률 평균은 7.1%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는 무려 1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미국이 4.8%, 중국이 4.0%, 일본이 7.7% 오를 때 거의 4배 가까이 상승했다. 기존 시장 추이에 따라 헤지(Hedge, 위험 회피) 수단으로 인버스를 운영한 기관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서도 최고 7.05%(1/4 2944.45→1/8 3152.18) 상승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때문에만 증시가 이 정도로 상승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시장이 제 가격을 찾는 데 실패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증시를 떠받친 건 개인 자금이었다. 지난해 코스피에서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2019년보다 5.7조원 증가했다. 기관, 외국인, 개인 비중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로 18.3%p 증가했다. 지난 1월 7일 ‘삼천피’ 시대가 도래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사상 최초로 2000조원을 상회했다.

고객예탁금 역시 2019년보다 40조원 가까이 늘어 최근 7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 볼륨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자금들이 적재적소에 쓰여 건강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업계 의견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1조2638억원 감소했다(패시브/액티브 전체). 증시로 돈들을 시장 전문 기관인 금융투자회사, 자산운용회사 등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갈 곳 잃은 돈이 야기할 개인 투자자 피해와 시장 비효율을 고려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일부 기업, 공매도 금지로 가격 발견 실패

공매도의 가격 발견 기능은 시장의 부정적 정보를 신속히 가격에 반영해 가격 형성의 신속성 및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기업 가치에 따른 합리적 수준으로 주가를 조정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코스닥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마비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제네릭 의약사인 A사 주가는 3302% 치솟았다. 주당장부가치(BVPS)가 4000~3000원 수준으로 매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와 코로나19 시대를 만나 주가가 폭등했다. 주주들은 수혜를 입었지만,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기업 가치에 따른 적정 가격 형성에 실패한 대표사례가 됐다.

Boehme et al.은 한 논문에서 “공매도 제약이 존재하고 투자자 견해가 이질적일 때 주식이 과대평가 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A사가 기업 가치에 따른 주가를 찾으려면 앞으로도 오랜 시간 큰 폭의 조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공매도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사 뿐만 아니라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100% 이상인 종목 수는 19종목이나 된다. 이 중 2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닥 시장에 속한 종목들이다. 외국인 공매도가 엄격히 금지되자 이 같은 ‘묻지마 투자’가 가능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B사 주가는 무려 1015.3% 치솟았다.

◇선물 거래 폭증… 공매도 금지가 외국인 신규 자금 유입 장애물

공매도 가능 여부는 외국인 신규 자금 유입에 있어 중요한 유인으로 꼽힌다. 다양한 방식으로 상품을 거래함으로써 손실률을 최소화하는 헤지 기법을 통상 공매도를 통해 구사하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가 연장된다면 신규 자금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할 때 대부분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통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개월여 동안 이러한 거래담보 관리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외파생상품 거래담보 관리금액은 7조86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6월 말 23조2441억원을 기록한 것보다 66.2%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채권 비중이 크고, 기관끼리는 수기로도 공매도 거래를 하지만 공매도 금지 영향이 없지 않은 감소폭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 공매도를 재개해도 시장에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상승 속도가 과열됐다고 보지만 정부가 발표한 대로 3월 재개가 필요하며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매도 대신 선물 시장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공매도 금지에 따른 풍선효과 중 하나다. 총 160여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선물 계약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9억건 일어났지만, 올해 들어서만 5억건으로 1.7배 정도 늘어났다. 새해 들어 선물 거래량이 폭증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공매도 금지 이후 주식 선물 거래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주가 부양도 한다. 공매도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고 진행 상황에 따라서 시장에 대한 파급력도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를 하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 대차거래 금액 안에 공매도 금액이 포함된다.

조은비 기자 good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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