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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3월 26일··· 반복되는 ‘주총쏠림’ 왜?

[주린이 탐구생활]올해는 3월 26일··· 반복되는 ‘주총쏠림’ 왜?

등록 2021.03.03 07:41

수정 2021.03.03 16:08

조은비

  기자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3월 ‘정기 주총 시즌’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특히 21일부터 31일에 해당하는 3월 하순에 수많은 상장법인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 투자자들은 이때를 콕 집어 ‘슈퍼 주총 위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정기 주총은 결산기에 해당하는 일정 시기에 매해 1회 이상 여는 주총을 뜻합니다. 여기서 재무제표 승인 등을 결정합니다.

올해 3월 하순에는 현재(3일)까지 1268개 기업이 주총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중 26일 금요일에 315개 기업이 주총을 개최하며 하루 중 가장 많은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전체 중 85.5%에 달하는 12월 결산 상장법인이 3월 하순에 정기 주총을 개최했습니다.

매해 반복되는 3월 하순 주총쏠림에 주주들은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주의가 분산된 틈을 타 엉성한 재무제표를 날치기 통과시키거나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하도록 만든다는 의혹 때문인 건데요. 슈퍼 주총 위크라는 수식어에는 이런 조롱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이죠.

기업들도 나름 사정은 있습니다. 3월 중순 이후 정기 주주총회가 몰리는 이유, 첫째는 우리나라 대다수 상장법인이 1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입니다. 3월, 6월, 9월을 회계 결산 기준으로 정한 회사는 3%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는 상법 354조에 결산 기준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주총을 개최해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12월 결산법인은 3월말을 넘기지 않고 주총을 개최해야만 합니다.

여기서 우리의 주된 궁금증은 이건데요. ‘그러면 왜 하필 1월, 2월이 아닌 그 끝 무렵인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주총이 특히 몰리는 것이냐’. 그건 바로 상법이 정한 기간인 3개월 동안 재무제표를 확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재무제표를 완벽히 작성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무엇보다 외부 감사인의 감사 의견을 받는 것이 까다롭다고 합니다. 이때 작성되는 재무제표는 주주들의 최종 승인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겠죠.

유가 상장법인 협의체인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런 과정을 정상적으로 거친 상장법인이 주총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속도라 해도 통상적으로 최소 6주는 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1월 첫 주부터 주총 작업을 시작해도 2월 둘째 주는 되어야 주총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여기서 외부 감사인과의 조율 과정에서 재무제표 확정이 서너주 지연되는 건 일도 아닙니다. 규모가 작은 법인일수록 외부 감사인의 적정 의견을 받는 데 드는 어려움은 가중된다고 합니다.

결국 익히 알려져 있는 시간 끌기, 의결권 행사 방해 의도가 주총쏠림 현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외부감사법이 강화되면서 감사 기준이 까다로워졌고, 특히 올해는 지난해 초 개정된 상법 시행령으로 인해 주총과 동시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해서 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손길은 더욱 분주해졌다는 후문입니다. 또한 상장법인은 주주들에게 주총 소집 서한을 보내야 하는데요, 최소 주총 2주 전에는 발송돼야 합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부터 주총 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총쏠림 문제를 개선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주총 집중 기간이 아닌 시기에 주총을 개최하는 상장법인 대상으로 벌점을 감해주거나 상점을 주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실효성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일본이나 대만, 미국도 이와 관련한 규제 규정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주총을 특정일에 어떻게 개최해야 한다든지, 하면 안 된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코로나 시대 주주총회 모습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K-VOTE 시스템을 개편해 주총의 핵심인 전자투표를 더 편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증권사도 전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주식에 투자했다면 주주로서 투표 권리도 행사해야 상장기업 가치가 더욱 올라가며 선순환 할 수 있다”며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단,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주로서 전자의결권을 행사하고 싶다면 주총일 하루 전에 투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온라인 주주총회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더라도 중개 관람 이상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현행법상 사전투표, 전자투표는 주총 전일 마감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주총도 참여하고 전자의결권도 행사하고 싶다면, 실제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까지 의결권 행사를 마쳐야 합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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