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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소주사업 쓴맛 본 이마트, 제주소주 흥행 참패···왜?

이마트, 종합주류기업 도약 위해 5년 전 제주소주 인수
신세계 색깔 입혀 ‘푸른밤’ 리뉴얼 마트 편의점 채널 활용
이마트서 670억 자금 수혈 나섰으나 결국 시장 안착 실패
영업망 부족 점유율 성패 가르는 유흥시장 장악 못한 탓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들여 인수한 소주 사업이 결국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철수 수순을 밟는다. 애주가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와인과 수입맥주 등을 판매하는 ‘와인앤모어’에 서 나아가 ‘종합주류기업’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소주 사업에 눈을 돌린 그는 5년 전 제주소주를 19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제주소주 인수 후 신세계의 색깔을 입혀 새롭게 리뉴얼해 ‘푸른밤’이라는 브랜드로 재탄생, 신세계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영업망을 넓혔다. 하지만 소주 사업의 특성상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의 유통 채널만으로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장악하고 있는 유흥시장의 진입장벽을 넘어서는데 실패했다.

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 자회사인 제주소주는 지난 3일 임직원 설명회를 열고 사업 철수 이유와 이후 처리 절차 등을 설명했다. 제주소주는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직원들은 이마트나 와인수입업체 신세계엘앤비(L&B)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5년 전 이마트는 제주소주 인수 이후 ‘푸른밤’으로 이름을 바꾸고 알코올도수 16.9도인 ‘짧은 밤’, 20.1도인 ‘긴 밤’ 등 2종을 선보여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푸른밤은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발판 삼아 출시 4개월 만에 300만 병 이상 판매돼 초반 반짝 인기몰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성패를 가르는 유흥시장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영업망 탓이었다. 판매처가 많다고 하더라도 소주는 유흥 시장에서 소비 비중이 큰 만큼 도매상을 통한 영업력 확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주류사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보다 영업력에서 한참 밀렷다. 수도권에서는 ‘참이슬’, ‘처음처럼’의 아성을 넘지 못했고 제주에서도 ‘한라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제주소주는 이마트가 인수한 이후 2017년 매출액 12억 원에서 2018년 43억 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손실 폭은 늘어만 갔다. 제주소주의 영업손실은 ▲2016년 19억 원 ▲2017년 60억 원 ▲2018년 127억 원 ▲2019년 141억 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016년 23억 원에서 2019년 143억 원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내실 없는 외형성장만 거듭한 셈이다.

이마트는 이른바 ‘정용진 소주’를 살리기 위해 자금수혈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소주는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마트로부터 총 670억 원의 자금수혈을 받았으나 재도약은 쉽지 않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지난 2018년 말 서울 논현동에 제주도 포차를 콘셉트로 한 ‘푸른밤살롱’을 오픈했다. 같은 해 정기 인사에서는 제주소주 겸 신세계L&B 대표이사에 주류전문가인 우창균 대표를 영입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듬해 10월에는 제품 리뉴얼을 단행했다. 기존 짧은 밤(16.9도), 긴 밤(20.1도) 구분을 없애고 푸른밤(16.9도) 하나로 통합했다. 기존 고도주를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긴 밤은 ‘푸른밤 지픈맛’(20도)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상황이 진전되지 않다 보니 매각설에도 끊임없이 시달렸다.

업계에서는 제주소주 본사와 생산공장이 제주도에 있는 점이 사업에 어려움을 줬을 것이라 보고 있다. 물류를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큰 탓이다. 또 소주 시장을 잡으려면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 지역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무학·대선주조·보해양조 등 대표 지역 소주도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푸른밤이 ‘전국구 소주’로 거듭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향토기업 한라산소주가 생산하는 ‘한라산’과 비교했을 때도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푸른밤이라는 이름으로 제주도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했으나, 한라산이 수도권 소비자들에게도 강하게 각인된 것만큼의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제주소주도 정 부회장이 힘을 싣고 추진했던 잡화점 ‘삐에로쑈핑’, H&B스토어 ‘부츠’ 등과 같은 수순을 밟게 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삐에로쑈핑 7개점을 모두 철수했다. 부츠, PK피코크, 쇼앤텔, 메종티시아의 매장도 모두 정리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제주소주는 지난해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수익성·효율성을 고려해 사업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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