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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이건희 재격돌, 겉과 속 다른 재산분쟁 2라운드

이맹희-이건희 재격돌, 겉과 속 다른 재산분쟁 2라운드

등록 2013.08.26 06:00

민철

  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재산을 놓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법정싸움 2라운드에 돌입한다. 삼성가(家) 형제간 상속분쟁이 재점화하면서 삼성그룹과 CJ그룹에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2심 재판은 오는 27일 시작한다.

지난 2월 1심에서 완패한 이맹희 전 회장은 당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결과도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법조계와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이 전 회장이 처한 상황도 녹록치 않아 재판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심은 1조원의 소송규모가 4조849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소송비용만 무려 200억원대에 달했다. 그러나 1심에서 패소하면서 사상 초유의 인지대를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이 전 회장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가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때문에 당초 재계에선 “막대한 인지대와 장남인 이 회장의 구속으로 항소를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여전히 항소 의지가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심에서 이재현 회장이 이 전 회장을 찾아 항소 취하를 건의했지만 삼성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우선 4조849억원이던 1심 소송 가액을 96억원으로 크게 낮춰 인지대를 5000만원대로 줄였고 1심 때 12명에 달했던 변호인단도 대폭 축소하는 등 항소심을 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응 논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재판이 어떤 식으로 흐를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전 회장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항소심을 강행함에 따라 시선은 삼성과 CJ그룹으로 옮겨지고 있다.

CJ측 관계자는 “처음부터 소송을 원치 않았다”며 “(이맹희-이건희)개인간의 소송일 뿐 삼성과 CJ간 싸움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삼성도 “개인 간 소송인 만큼 그룹에선 할 말이 없다”며 입장표명을 거부했지만 또다시 유산분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 몹시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의 건강까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산분쟁은 삼성으로선 더욱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측 간 앙금과 불신이 여전한 데다 이 전 회장이 막대한 소송비용 출처 문제와 검찰의 CJ그룹 수사 당시 ‘삼성기획설’ 등으로 인해 일각에선 여전히 이번 재산분쟁을 ‘삼성-CJ’ 대결로 보고 있다.

십여 년간 뚜렷한 경제 활동이 없었고 상속에서도 배제돼 있던 이 전 회장이 무려 200억 원대의 재판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CJ비자금 사건을 이 전 회장의 재판 비용 출처로 연관 짓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함께 당초 검찰의 CJ에 대한 전방위 수사 배경을 둘러싼 여러 소문 중 ‘삼성기획설’은 CJ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상속 분쟁으로 이미지에 상처가 난 쪽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으로, 그간의 갈등 관계 속에 상속분쟁까지 터져나오면서 삼성 입장에선 CJ가 눈엣가시였다는 것. 삼성기획설은 이러한 연유들이 복잡하게 얽혀 나온 것이다.

물론 설(說)에 불과하지만 삼성과 CJ간 양측간 감정의 골이 깊은 터라 이번 항소심 재판을 단순히 개인적 소송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일각의 견해다. 이 때문에 항소심 재판이 삼성과 CJ간 전면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와 추측이 혼재하고 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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