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2℃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11℃

  • 안동 8℃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2℃

  • 대구 9℃

  • 울산 9℃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2℃

‘朴 정부’ 대기업 사정 신호탄 된 이재현 회장

[CJ 사건일지①]‘朴 정부’ 대기업 사정 신호탄 된 이재현 회장

등록 2014.02.14 19:36

수정 2014.02.14 19:47

이주현

  기자

지난해 5월 의혹 최초 제기···CJ그룹, 박근혜 정부 첫 대기업 수사·실형 선고 기업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첫 재벌 수사로 관심을 모았던 이재현 CJ 회장이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최근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원 LIG 회장이 잇따라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이날 선고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 회장은 엄격한 법의 처분을 받았다. <뉴스웨이>는 CJ그룹과 이재현 회장에 대한 사건일지를 2편에 걸쳐 집중 분석해봤다.

14일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김동민 기자14일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김동민 기자


지난해 5월20일 밤 모 종편방송이 검찰의 ‘CJ 해외 비자금 국내 반입 정황 포착’을 단독으로 보도하며 검찰의 대대적인 ‘CJ그룹 비자금 수사’의 서막을 알렸다.

보도는 서울지방검찰청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가 CJ 비자금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이 2010년부터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CJ그룹의 자금흐름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받아 내사를 벌여왔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은 CJ가 역외에서 조성한 비자금 중 70억원 가량을 국내로 들여야 운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렸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기업 수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언론들은 박근혜 정부의 대기업 사정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사 초기부터 CJ그룹 오너일가를 정조준했다.

이 단독 보도 이후 밤사이 타 언론의 추격보도가 이어지면서 검찰이 CJ가 해외에 설립된 SPC(특수목적법인)와의 가공거래를 통해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은 것으로 확대됐다.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보도 다음날인 5월21일 새벽 CJ본사와 CJ제일제당센터, CJ경영연구소, 임직원 자택 등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 압수수색은 13시간30분만인 오후 8시에 끝났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반나절 만에 비자금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게 퍼졌다. 불과 몇십억 원의 비자금을 규명하기 위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추측이었다.

8일 후인 29일에는 이재현 회장 자택과 일본 빌딩 대출 관련 신한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했고 6월8일에 CJ글로벌홀딩스 신모 부사장을 구속했다.

◇끊이지 않는 추측성 보도, 의혹 눈덩이처럼 커져 = 검찰 수사와 관계없는 사안에 대한 언론의 추측성 보도가 계속 이어졌지만 검찰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수사 중에 불거진 의혹이 기소 과정에서 모두 확인되지 않았지만 검찰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언론의 추측보도를 조장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수렁에 빠져있었던 상황을 전제로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전 국민적인 분노와 국제적 망신을 불러왔다”며 “이 사건으로 취임 이후 100일간 견고하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할 정도로 큰 여파를 가져오자 앞 다퉈 검찰이 이슈를 찾아 나섰고 상당부분 내사가 진행돼 있던 CJ 비자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2008년 살인 청부 혐의로 기소됐던 이모 전 재무2팀장 사건을 통해 상당한 내사 자료를 이미 가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CJ그룹의 재무2팀장으로 근무하다 이재현 회장의 개인재산을 사채업자에게 빌려줬다 받지 못하자 청부 폭력을 행사해 살인미수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팀장은 2012년 4월12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살인을 교사한 것도 아니고 횡령이나 배임도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재현 회장은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개인재산에 대해 17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이 전 팀장이 이 회장에게 보낸 편지와 증언 등이 비자금 수사의 단초가 됐지만 이 전 팀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검찰 조사에 협조해 이 회장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했다가 번복해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다.

수사과정 제기된 의혹과 실제 기소내용 비교수사과정 제기된 의혹과 실제 기소내용 비교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해 5월22일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법인이나 계좌를 보유한 한국인을 공개했다.

세간의 관심은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탈세를 저지른 기업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로 쏠렸다. 공교롭게 CJ그룹 비자금 수사와 겹쳐 애꿎은 정상적인 해외법인이 피해를 입었다.

CJ가 SPC를 통해 역외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알려지자 CJ CGV와 CJ대한통운의 정상적인 해외법인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또 CJ가 서미갤러리 홍성원 대표를 통해 1422억원어치의 해외미술품을 사들였다며 자금출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SPC를 통한 허위거래나 미술품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은 향후 기소단계에서는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대형 비자금 사건에 조세피난처나 서미갤러리라는 자극적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사회적인 비난은 더욱 거세게 일었다.

압수수색 이후로 CJ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가 이뤄졌다. 특히 종편채널의 메인뉴스에서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언론은 수사 개시 다음날부터 ▲검찰이 홍콩의 스위스계 은행 등에 200억원대 해외 차명계좌를 포착했다 ▲이 회장 일가가 버진아일랜드와 홍콩 등에서 조성한 비자금 1500억원을 확인했고 이 돈으로 서미갤러리에서 그림을 구입했다 ▲비자금이 1조원에 육박한다는 등 추측과 과장된 보도가 연이었다.

이러한 보도는 수주일 동안 이어졌고 종편채널을 소유한 매체들이 자사 이해관계를 위해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미디어 관련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상속재산을 두고 송사를 벌이고 있었다.

2012년 2월 이맹희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자신의 상속재산에 해당하는 주식을 인도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 직후 이재현 회장이 이맹희 회장의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한 삼성 측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지독하게 이어진 수사의 배경에 삼성 관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편에서 계속>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