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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형제경영 체제 유지냐 계열분리냐

[3세 경영권 전쟁]현대백화점그룹, 형제경영 체제 유지냐 계열분리냐

등록 2014.03.05 07:00

수정 2014.03.05 07:28

이주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04년 경영권 승계 작업을 가속화하며 국내 30대 재벌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3세 경영체제’로 전환을 시도한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당시 정몽근 명예회장의 손위 형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정 회장의 사촌형이자 현대가 장손인 기아자동차 정의선 부회장(당시 사장)의 경영승계 속도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 이뤄진 승계여서 더욱 놀라움을 안겼다.

빠른 세대교체 탓에 현대백화점 그룹은 총수 일가의 지분을 확대하는 등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정지선·교선 형제경영 체제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른 경영승계 이후 체제 안정화 박차=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은 1999년 일찌감치 계열분리 이후 백화점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유통사업과 인터넷사업에도 진출을 확대, 2001년에 현대홈쇼핑을 설립했다.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계열분리 이전인 1997년 과장으로 입사한 후 경영 수업을 받으며 27살이라는 젊은 나이부터 경영권 승계를 준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석사학위 취득을 마친 뒤 2001년 기획실장 이사를 거쳐 2002년 부사장, 2003년 1월 만 31세의 나이로 그룹을 총괄하는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으로 재계를 놀라게 했다.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 된 시점은 2004년이다. 정 명예회장은 같은 해 12월 주식 215만주(9.58%)를 정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형제경영 체제 유지냐 계열분리냐 기사의 사진



정 회장은 지분 352만7000주(15.72%)로 늘어나며 111만5000주(4.97%)로 줄어든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앞서며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정 회장은 다음해인 2005년 6월에도 증여 받아 지분 17.1%로 늘리며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 다지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나갔다.

정 명예회장은 2004년 11월에는 현대백화점H&S의 주식 56만주를 차남인 정교선 부회장(당시 그룹경영관리팀장)에게도 증여해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13.23%로 줄였고 정 부회장의 지분은 10%로 늘렸다.

두 아들에게 본격적인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신호탄을 지분 승계로 알린 것이다.

이후 2007년 현대백화점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장남 정지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수장을 맡으며 3세 경영 체제로 전환을 마무리 했다.

차남 정교선 부회장도 2004년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하며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05년과 2007년 각각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상무와 전무를 거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2008년 부사장에 올랐다. 기획조정본부에서 경영수업을 마친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회사의 대표직을 맡게 된 것은 2009년이었다.

정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겸 그룹전략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되며 경영 일선에 첫발을 디뎠다. 입사한 지 불과 4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정 부회장은 2011년 말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해 형 정 회장과 함께 본격적인 형제경영을 시작했다.

◇30대 총수의 ‘형제경영’ 체제 확립=30대 총수라는 파격적인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지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형제경영’ 체제 전환 이후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경영하고 부회장은 정 회장의 경영지휘하에 그룹 내 하나의 핵심사업인 현대홈쇼핑을 책임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2003년 부천 중동점 이후 2010년 상반기까지 백화점 신규출점이 없었고 유통업계에 미래먹거리로 자리한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진출도 경쟁사에 비해 늦어 경영과 투자에 보수적이란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보수적인 투자로 시장지배력은 저하됐지만 그룹의 재무안정성과 그룹 지배력은 견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두 형제의 보수적인 경영 방침은 2010년 이후 변화하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갔다. 현대백화점은 한섬, 리바트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성공했고 2012년 계열사 10개를 그룹에 편입시켰다.

지난해에는 포항종합케이블방송사·현대HCN포항방송 등 9개 계열사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갔다. 대신 폐업 상태이거나 실제 영업은 하지 않는 부실 계열사 4개를 정리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38개에 이르는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 경영을 맡은 후 순환출자 고리의 강화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이 19.72%에 불과하다. 사실상 지주사 격에 해당하는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도 30.54%에 그치고 현대A&I에 대해서만 정 회장이 52.05%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HCN 지분은 정 부회장만 3.14% 보유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 1개와 부동산임대업체인 현대A&I가 포함된‘현대A&I→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지주사격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A&I를 중심으로 핵심 계열사들이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계열사 재편을 통해 순환 고리에 포함된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2008년 현대푸드시스템에서 투자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현대A&I를 설립하고 이후 2010년 현대H&S가 현대푸드시스템을 흡수합병해 현대그린푸드로 변경됐다.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구조 강화=정 회장은 이 과정에서 현대A&I 지분 보유율을 50%에서 52.05%까지 늘렸다. 또 정 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현대푸드시스템 합병 전 1.22%에서 13.73%로 증가했으며 이후 현대F&G까지 흡수합병해 12.67%가 됐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 취임 당시 정 회장이 백화점사업을 갖고 정 부회장은 홈쇼핑과 식품사업을 맡는 형태로 그룹이 분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현재 순환출자구조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전에는 당장 형제간에 계열분리가 성사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재벌그룹의 순환출자금지 법안으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중 계열분리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말 기존 출자 고리는 인정하는 방향으로 확정되자 계열분리 가능성은 줄어들었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구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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