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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전방위 압박···벼랑끝 내몰려(종합)

[격변의 시대···재계는 지금]대내외 전방위 압박···벼랑끝 내몰려(종합)

등록 2018.05.10 15:40

수정 2018.05.15 16:01

강길홍

  기자

삼성, 제일모직 합병 논란 현재진행형현대차, 순환출자 끊으려다 암초 만나롯데, 총수공백으로 경영권 분쟁 재발LG, 오너가 탈세 의혹에 국민 실망감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격변의 시대를 보내고 있는 한국에서 기업들도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각종 오너리스크로 반기업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밀어붙이는 지배구조 재편도 순탄치 않다. 이 때문에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LG, 한화, 한진 등의 재벌그룹이 벼랑 끝에 내몰린 모습이다.

재계 1위 삼성은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 합병 과정의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합병이 단행된 2015년 전후의 모든 경영의사 결정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대표적이다. 제일모직이 최대주주로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구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꿨다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치는 46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제일모직의 소유 지분 가치도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의 공시지가 부풀리기 논란도 마찬가지다. 제일모직이 소유하고 있는 에버랜드는 구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앞두고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가 급격히 올라갔는데 제일모직의 자산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공시지가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지배구조 개편이 가장 늦다는 핀잔을 들어왔다. 지배구조 개편을 고민하던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고자 했다.

특히 오너일가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세금 또한 법대로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는 물론 재계 안팎의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달 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암초로 등장했다.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 합병 과정에도 등장해 합병을 반대하고 대규모 배당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도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앞두고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엘리엇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막대한 추가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롯데그룹의 위기감은 어느 곳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구속되자 경영권을 둘러싼 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총수공백으로 인해 롯데그룹의 경영행보도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년간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부풀려왔던 롯데는 당분간 영토 확장을 자제하고 실속을 다지는 내실 경영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연이은 대형 M&A로 재계순위 10위권내 자리를 공고히 했지만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특히 경영권 승계의 열쇠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가 가장 큰 문제다.

한화는 한화S&C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물적분할을 단행했지만 오히려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S&C의 인적분할에 대해 “직접 지배에서 간접 지배로 바꿨을 뿐 해소가 된 것인지 알 수 없고 논란이 많아 판단을 유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어느 때보다 험난한 풍파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갑질’이라는 용어를 세계인에게 알렸던 조현아 전 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잠잠해지자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갑질’ 사건이 등장하면서 한진가의 뿌리 깊은 갑질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에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이 더해지면서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의 국문명에선 ‘대한’을, 영문명에선 ‘Korean’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청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은 각종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정도경영을 내세우며 재계의 모범생으로 불렸던 LG그룹도 최근 오너가의 탈세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LG그룹의 오너가 탈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반기업정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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