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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승자의 저주’ 걸린 두산···눈덩이 손실에 결국 백기투항

면세점 ‘승자의 저주’ 걸린 두산···눈덩이 손실에 결국 백기투항

등록 2019.10.29 16:37

수정 2019.10.29 16:57

정혜인

  기자

특허 취득 4년만에 전격 철수경쟁 격화에 사드 후폭풍까지사업 3년간 손실만 600억 달해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운영중인 ㈜두산이 면세점 사업권을 결국 반납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이하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5월 면세점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문을 닫은데 이어, 두산까지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29일 ‘두타면세점’의 특허권을 반납하고 면세점 사업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하게 되며 그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

두산은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 받던 2015년 말 면세점 특허에 도전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참전한 ‘2차 면세점 대전’에서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SK네트웍스를 제치고 사업권을 획득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가 당시 면세점의 MD, 인테리어, 체험공간, 마케팅 콘텐츠 전 분야에서 직접 방향을 설정하고 진두지휘 했다.

두산은 ‘동대문 상권 살리기’와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두 축으로 하는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2016년 5월 동대문 두타몰에 면세점을 오픈했다. 동대문 관광시장 특성을 고려해 면세업계 최초로 ‘새벽영업’을 도입하며 눈길을 끌었다. 두산은 사업 첫해 목표로 매출 8000억원과 영업이익 3%를, 이듬해인 2017년에는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제시했다. 5년의 사업기간 동안 누적 영업이익 목표는 5000억원으로 잡았다. 특히 면세사업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모두 기부하기로 하며 ‘상생’ 계획도 내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물밀듯이 몰려오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췄고, 그 사이 면세점 신규 특허가 또 추가되면서 서울 시내에만 대기업 면세점이 총 10곳으로 확대되며 경쟁이 심화됐다. 최근에는 면세시장이 보따리상(다이궁)에 의존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여행사나 가이드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치솟아 비용도 크게 늘었다.

두산이 다른 경쟁사와 달리 유통업이 ‘주력’이 아니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백화점 사업 경험이 있는 경쟁사나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보다 브랜드 유치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두타면세점은 당초 세운 사업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 5월 면세점 오픈 때는 MD 구성을 완료하지 못해 사업 첫해 매출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을 표방하며 층별로 밤 11시, 새벽 2시으로 나눠 운영하던 영업 종료 시간도 영업 7개월만인 2016년 12월 자정으로 일원화했다. 이마저도 사드 사태 직후인 2017년에는 밤 11시로 한 시간 더 앞당겼다. 운영 면적도 기존 9개 층에서 7개 층으로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산은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2017년 4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제로 효과도 봤다. 그러나 3년간 누적 적자가 600억원대에 달하는 등 면세사업 진출 당시 내세운 목표에는 근접하지 못했고, 올해 다시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익성이 다시 악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 5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특허를 반납하겠다고 밝힌 이후 ‘추가 이탈자’로 두산을 지목해 왔다. 2015년 말 오픈한 갤러리아면세점 63은 3년간 1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달 영업을 종료했다. 한화처럼 두산그룹 역시 유통업이 주력이 아닌만큼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적자 사업을 계속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5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특허를 조기 반납한 후 두산이 관세청에 특허 반납에 대한 질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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