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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적 경신 LG생활건강...차석용 남은 과제는 ‘글로벌화’

또 실적 경신 LG생활건강...차석용 남은 과제는 ‘글로벌화’

등록 2020.01.30 16:13

변상이

  기자

끝 없는 ‘차석용 매직’...4분기만 2조원 돌파북미 시장 초석 다지기 돌입...프리미엄 승부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또 다시 자체 실적을 갈아치우며 ‘차석용 매직’을 실감했다. 지난해 화장품 부문 1등 브랜드인 ‘후’가 매출 ‘2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차세대 브랜드 ‘숨·오휘’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생활용품과 음료사업 부문 역시 30% 이상 신장하며 15년 연속 성장곡선을 그리는데 성공했다.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LG생건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는 차석용 부회장의 뚝심있는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 부회장은 프리미엄 화장품을 내세워 국내를 비롯해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했다. 이제 차 부회장의 남은 과제는 ‘글로벌화’. 올해 미국·캐나다 등 북미 시장진출 확대에 속도를 높일 전망에 차석용의 ‘글로벌 매직’이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건은 지난해 매출 7조 6854억원, 영업이익은 1조 17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9%, 13.2% 성장했다. 4분기 매출만 전년동기 대비 18.5% 증가한 2조 133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4.3% 증가한 2410억원을 기록했다.

LG생건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사업’ 등 세 부문에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 중 효자사업인 화장품 부문 매출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은 연간 매출 4조7458억원, 영업이익 897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5%, 14.7% 성장했다. 국내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홍콩 사태 장기화 등으로 화장품 시장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LG생건의 이같은 성장세는 놀라운 성과다.

당초 차 부회장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럭셔리 화장품 3인방으로 불리는 ‘후, 숨, 오휘’를 앞세워 제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 초고가 라인, 여기에 한국의 궁중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중국 현지 고객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올해 후는 국내 최초로 단일 브랜드 매출 ‘2조원’이라는 새 역사를 썼으며, ‘숨’과 ‘오휘’의 고가라인인 ‘숨마’와 ‘더 퍼스트’의 고성장이 이어졌다. 더마화장품 ‘CNP’ 또한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메가 브랜드로 도약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도 화장품과 함께 동반 성장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 1조4882억원, 영업이익 1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4.6% 증가했다. 생활용품 사업부문은 꾸준한 체질 개선으로 시장점유율(33.4%) 1위 입지를 다졌다. 이어 음료 사업은 매출 1조4514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1%, 12.1% 증가했다. ‘코카콜라·스프라이트·파워에이드’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뒤이어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차 부회장은 이 기세를 몰아 미국 진출 등 ‘글로벌화’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아직까지 중국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인만큼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성장 활로를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LG생건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어느정도 다져논 상태다.

LG생건은 지난해 하반기 ‘뉴에이본’을 인수해 북미 시장 사업 인프라를 확보했다. 뉴에이본은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지역에 약 30만명에 달하는 세일즈 인력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기업이다. 인수 이후 차 부회장은 LG생건 영문 사명을 ‘LG H&H’로 바꾸고, 지난해 11월 에이본캐나다와 기존 캐나다 법인 후르츠앤패션(FRUITS&PASSION) 법인 등 세 곳을 합병하면서 사업구조의 밑작업을 다졌다.

최근에는 LG생건은 법인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법인 ‘엘지 하우스홀드 앤드 헬스케어 아메리카’ 주식 2만7080주를 약 2025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이로써 LG생건의 지분율은 100%가 됐고, 미국 법인은 뉴에이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전환됐다. 이어 같은 날 원료 확보 안정성을 위해 완전 자회사인 오비엠랩을 흡수합병해 사업 안정을 위한 기초작업도 확고히 했다.

향후 LG생건은 주력 브랜드 빌리프 외에도 미국 현지를 공략할 브랜드 육성에 힘쓸 방침이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음료 등 주력상품을 현지에 선보여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오럴·바디·헤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군을 현지 전략에 맞게 프리미엄화로 재탄생시킨다는 복안이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 것처럼, 미국 현지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특히 자연주의를 강조한 허브 화장품 ‘빌리프’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빌리프는 현재 미국 뉴욕과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등에 약 410개 매장에 입점해있다.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입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다만 올해는 당장 외형을 늘리기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한다. 연내에 뉴에이본 손익분기점(BEP) 달성까지만 목표를 뒀다. LG생건의 지난해 기준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3% 수준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글로벌 사업 전개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주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최대 유통망으로 꼽히는 에이본 인수로 판매망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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