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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3개월 장고 끝 이스타 인수···‘최강LCC’ 등장(종합)

제주항공, 3개월 장고 끝 이스타 인수···‘최강LCC’ 등장(종합)

등록 2020.03.02 14:45

이세정

  기자

545억원에 인수···업황부진 탓 몸값 22% 낮춰 인수4월중 절차 마무리···공급과잉 시장재편에 선제 대응코로나19 등 한 때 불발설도···LCC 점유율 50% 구축이스타 재무부담 완화 전망, 인력감축 등 불가피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이 약 3개월에 걸친 장고 끝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확정지었다. 급격한 항공업황 악화로 인수 불발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존폐기로에 서 있던 이스타항공은 이번 매각으로 다시 한 번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제주항공의 경영정상화 자금 투입에 따라 재무환경은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인수가액은 545억14만7920원이다. 앞서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 체결 당시 예상인수가격인 695억원보다 22% 가량 낮아졌다.

제주항공 측은 “양사가 최근 항공시장의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함께해 최종 인수가액과 방식, 절차 등에 최종합의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선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약 430억원을 오는 4월29일에 전액 납입하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항공업계에서 진행되는 최초의 동종사업자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한다. 제주항공은 우선 운영효율 극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과 노선 활용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가격경쟁력 등 다양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당초 제주항공은 12월 중 이스타항공 SPA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1월과 2월로 2차례나 계약 체결을 연기한 바 있다. 회사는 실사작업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LCC 시장 포화와 일본 여행 보이콧 장기화 등 대외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011년부터 이어오던 흑자기조가 무너졌다. 올해 들어서는 위기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지난달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의 70%를 보장해주는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대표이사 등 임원진은 임금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제주항공 내부에서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반발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인수합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보유 기재는 68대로 늘어나고, LCC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하게 된다.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를 포함하더라도, 여객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4%에서 21%로 상승하며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항공사간 인수 추진인 만큼 미지의 길이지만 당면한 항공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도전을 선택했다”면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조속한 시일 내 정상화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스타항공은 든든한 새 모회사를 만나면서 고사 직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253억원, 자본잠식률은 47.9%으로 부분자본잠심 상태였다. 지난해는 시장 부진과 일본 여행 보이콧 장기화 등으로 큰 폭의 손실을 봤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지난달에는 임직원 급여의 40%만 지급하는 등 현금동원력이 바닥났다. 이미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무급휴직 등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제주항공이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면 사실상 폐업까지 내몰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2018년 말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484.4%이고 지난해에는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자금 지원에 힘입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오늘의 합의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운용 방안 등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추후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CC가 또다른 LCC를 지배하는 구조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주항공 입장에서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인건비 절감 등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이 경쟁 LCC에 비해 경영환경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높은 단위비용이 꼽힌다. 이스타항공은 경쟁 LCC와 순이익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지지만, 인력규모는 이들의 70%로 이익대비 인건비 지출이 크다.

또 제주항공과의 중복 노선이나 비수익 노선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잉여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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