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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니신도시’로 국토부-서울시 갈등 재점화?

‘용산 미니신도시’로 국토부-서울시 갈등 재점화?

등록 2020.05.11 11:31

수정 2020.05.12 09:09

김성배

  기자

정부, 수도권 대책으로 철도정비창 부지 선정2018년 용산 통개발 반대해 한차례 갈등빚어5·6대책 8000가구 합의···가구수 이견 알려져용산 들썩···네탓공방·여의도개발재개 등 우려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사진=뉴스웨이 DB)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사진=뉴스웨이 DB)

“(용산 개발사업은 땅 회수 작업이 마무리되어서) 우리는 준비가 됐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간 결단만 남았다.”(코레일 고위 관계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사업(용산 미니신도시)이 그간 잠재했던 서울시와 국토부간 갈등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용산 정비창 개발사업의 주택 공급 가구수부터 이들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달 서울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용산 인근 집값이 들썩이는 등 문재인 정부의 불문율인 서울 집값마저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번엔 서울시·국토부가 한배를 타긴 했지만, 일부 네탓 공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더욱이 대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18년 추진하려다가 국토부의 반대로 무기한 보류했던 용산·여의도 통개발 구상을 재가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약 51만㎡ 규모의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은 지난 2006년 코레일(한국철도)이 열악한 재무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다. 정부는 민간과 함께 이곳에 100층이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를 비롯,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시설을 유치하고 호텔과 고급 주거단지를 끌어들여 명실상부한 서울 핵심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세훈 전 시장도 대표 정책인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하면서 총 31조원에 달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시작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급변했고, 막대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레일과 주관사 간 갈등이 커졌다. 결국 2013년 개발 사업 자체가 좌초됐다.

2018년에는 박원순 현 시장이 용산 정비창 부지와 여의도를 묶어 개발하겠다는 ‘여의도·용산 통개발’ 구상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 일대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서울을 대표할 국제 업무·상업 복합지구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후 용산과 여의도 주변 집값이 급등하면서 결국 통개발 계획은 무기한 보류 상태에 놓이게 됐다.

국토부는 5·6대책 발표에서 용산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규모의 도심형 공공주택을 공급해 도심 내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가에선 이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사실상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코레일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르면 내년 중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용산 개발사업 재개가 국토부와 서울시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5.6대책(수도권 주택 공급)에서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 가구수(8000가구)부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토부는 용산 정비창에 8000가구보다 더 많은 주택 공급 방안을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양측이 조정한 결과가 8000가구인 것이다.

용산 미니신도시계획 발표 직후 인근 집값이 들썩이는 점도 또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 서울시와 국토부간 내탓 공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한배를 탓다고는 해도 용산발(發) 집값 폭등이 서울 전역으로 번질 경우 서울시·국토부 모두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미 이들은 한차례 갈등을 빚은 사례가 있다.

지난 2018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지역과 여의도를 통개발하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으나 그 직후 주변 집값이 2~3억원 폭등하며 국토부 반대로 무산됐던 사실이 있다.

이번에도 데자뷰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용산 부동산 시장이 활활 타오를 조짐을 보여서다. 미니신도시 기대감으로 급매가 쏙 들어가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로2가(서부 이촌동)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용산개발 발표 이후부터 투자문의 전화나 손님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한강조망권이 있는 아파트 위주로 호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촌동 북한강성원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전용 60㎡·중층 이상 기준)는 11억2500만원~11억3000만원 선이지만 현재 호가 1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급매로 나온 절세 매물도 호가가 올랐다. 이촌로(동부 이촌동) 일대의 B공인은 “한가람 아파트(2036가구·1998년9월 준공)는 전용 85㎡ 기준 15억7000까지 팔리던 걸 15억원에 절세급매로 내놓은 분이 있었는데 용산개발 발표 이후 호가를 5000만원 더 올렸다”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박 시장이 여의도 개발 계획을 다시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여의도 개발사업은 이미 지난 2018년 국토부가 서울 집값 폭등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대권 가도에 나서기 위해 서울 표밭을 단단히 다져야하는 박 시장으로서는 개발사업 치적이 필요한 상황이라 여의도 계획 발표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측 반대로 좌초됐던 용산 통개발 사업을 정부가 다시 숨통이 트이게 해 아이러니하다. 공을 서울시로 넘긴 꼴인데 이들간 동상이몽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용산 개발사업은 청와대까지 개입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임팩트가 큰 사업이다.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서울시와 국토부간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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