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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의 손’ 허인철, 생수 사업도 잭팟 터트릴까

‘미다스의 손’ 허인철, 생수 사업도 잭팟 터트릴까

등록 2021.02.02 17:43

수정 2021.02.02 22:59

김민지

  기자

디저트·간편식 신규 사업 순항 생수 시장 성장에 베팅 ‘건강’ 강조 닥터유 브랜드 이미지 입혀 시너지 전략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제과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허인철 부회장이 생수 사업에서도 눈에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관임이 모인다. 허 부회장은 디저트, 간편식 등 신규 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주도하면서 과자 신제품 꾸준히 출시하고 제품마다 '잭팟'을 터트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최근 생수 브랜드 제주용암수에 ‘닥터유’ 브랜드가 가진 ‘웰빙’ 이미지를 접목하기로 했다. ‘건강한 물’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집중 공락할 계획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기존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제품명을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변경했다. 지난 2008년 론칭한 닥터유는 누적 매출 5000억 원 이상을 달성한 건강 브랜드로,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의 닥터유 리브랜딩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제품이다.

허 부회장은 제주용암수 출시 당시 “오리온 음료 사업의 밀알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큰 그림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며 “에비앙과 경쟁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제주용암수의 매출은 106억 원을 기록했다. 출시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시장 3위인 농심 백산수가 2012년 출시 후 1년여 만에 생수 판매 순위 3위에 안착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 4000억 원이었던 생수 시장은 매년 10% 정도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9년 8800억 원을 기록했다. 약 10년 만에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제주삼다수가 40.4%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뒤이어 롯데칠성 아이시스(15.0%), 농심 백산수(9.1%)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크게 순위 변동이 없는 시장이지만, 식품업체들이 생수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생수는 원가 부담이 낮아 수익을 내기 좋아 신규 업체들의 진입이 활발하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약 5% 정도에 불과해 OECD 선진국 평균 수돗물 직접 음용률(평균 50%) 대비 현저히 낮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정수기로 여과한 물이나 생수를 정기배송해 마시는 경우가 많다.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높은 미네랄 함량을 내세운 경수로 기존 연수 위주 제품과는 차별화를 뒀다. 용함 해수를 원수로 사용하고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소업체들도 미네랄을 함유한 생수 제품을 내놓으면서 큰 차별화 포인트는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이크리에이션의 ‘벨리불리 미네랄 500水 제주’는 제주용암수와 취수원이 같은 경수다. 헬스케어 기업 조윈은 천연 바이오 규소가 다량 함유된 규소수 ‘시오 200’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업체의 지위가 공고하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데는 정기배송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제주삼다수·아이시스·백산수 등도 가정용 정기배송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개 소비자들은 정기배송 제품을 한 번 정해놓고 좀처럼 바꾸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이점이 있는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지 않으면 점유율을 빼앗아오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당시 기존 제과 사업에 간편대용식, 기능성 물, 건강기능식품, 디저트를 4대 신사업으로 내세워 사업을 다각화하고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만큼 생수 사업은 허 부회장이 특히 관심을 쏟는 중요한 부문이다. 제주용암수가 강력한 기존 사업자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높은 미네랄 함량에 ‘건강’이라는 닥터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입혀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오리온은 올해 닥터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영양 설계 과자에서 기능성 표시 식품 브랜드로 재정립했다. 제과에 한정된 브랜드 이미지를 더 넓은 식품으로 확대해 한 차원 높은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한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일반 식품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게 하는 일반 식품 기능성 표시제를 시행했는데, 이를 적극 브랜드 확장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브랜드 리브랜딩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제품”이라면서 “단백질 음료·비타민 음료와 함께 종합식품회사로서 음료 라인업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통일된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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