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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반발에···사조그룹, 캐슬렉스 합병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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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합병 오너일가 회사 부채 떠넘기기·증여세 마련 논란
사조시스템즈 지분 승계도 현금 한 푼 안내고 최대주주 등극
소액주주 법무법인 계약 맺고 쟁점화 하자 ‘돌연 합병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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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이 골프장 캐슬렉스 합병으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계열사에 ‘부실 떠넘기기’ 논란이 일자 이를 무산시켰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사장이 부실을 계열사로 넘기고 캐슬렉스 서울 지분으로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외되면서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를 결성하고 오너가 견제에 나섰는데, 주주총회에서 이를 쟁점화할 조짐이 보이니 한발 물러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캐슬렉스 서울의 캐슬렉스 제주 합병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사조산업은 경영합리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캐슬렉스 서울과 제주를 1: 4.49 비율로 합병하기로 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이를 무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캐슬렉스 제주와 캐슬렉스 서울은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 피합병법인 캐슬렉스 제주는 2019년 말 기준 자본총계 -206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25억 원을 냈다. 캐슬렉스 서울 또한 2019년 말 기준 자본총계 -88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캐슬렉스 서울은 캐슬렉스 제주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상황이었다.

캐슬렉스 제주의 지분 현황을 보면 주지홍 부사장이 49.5%로 최대 주주에 올라있다. 이어 사조시스템즈가 45.5%, 캐슬렉스서울이 5%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주 부사장→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 등 계열사로 이어진다. 주 부사장이 사조시스템즈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 주주기 때문에 사실상 캐슬렉스 제주는 주 부사장이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 개인 회사의 부실을 계열사로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을 두고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주 부사장은 사실상 사조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2015년부터 꾸준히 사조산업 지분을 늘려왔으나, 아직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 지분은 6.8%에 불과하다. 아버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가진 14.24%의 지분을 증여 받으려면 승계 자금을 두둑하게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캐슬렉스 서울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이 많았다. 캐슬렉스 서울은 재무제표상 자산이 1263억 원으로 공시돼 있다. 그러나 캐슬렉스 서울이 보유한 부동산은 약 184만8000㎡에 달하고 이 중 8000㎡는 앞서 2011년 하남시가 160억 원에 수용했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당시 가격으로 단순 계산해봐도 캐슬렉스 서울 부지 약 184만㎡는 3조6800억 원이 된다. 캐슬렉스 서울과 제주 합병 후 주 부사장 개인의 지분율은 약 1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실을 계열사로 넘기고 캐슬렉스 서울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 부사장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향후 주 회장이 주 부사장을 대상으로 지분 증여에 나설 때 주 부사장이 캐슬렉스 지분을 매각해 증여세 납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주지홍 부사장은 사조시스템즈 지분 승계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주 부사장은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아버지가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을 넘겨받았다. 주 회장은 2015년 8월과 2016년 10월에 사조산업 지분 75만 주(15%)를 사조시스템즈에 팔았다. 사조시스템즈는 2015년 12월 사조산업 지분 33만9000주(6.78%)를 보유한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이로써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은 2014년 1.97%에서 2016년 23.75%로 늘어 그룹 지배력을 갖추게 됐다.

주 부사장은 상속세를 피하고자 비상장주식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주 부사장은 2015년 사조시스템즈 주식 53.3%를 상속받으며 비상장주식을 상속세(30억 원)로 낸 것이다.

주 부사장은 조세 납부 때 현금 마련이 어려운 경우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상속·증여세법의 허점을 이용했다. 기획재정부는 공매를 통해 사조시스템즈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5번 유찰됐고 6번째 입찰에서 사조시스템즈가 자사주 방식으로 27억 원에 다시 매수했다. 결국, 주 부사장은 현금 한 푼 안 내고 사조시스템즈 최대 주주로 등극했고 세금으로 냈던 주식마저도 회삿돈을 이용해 자사주로 만든 셈이다.

이에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오너가 견제에 나섰다. 주주연대는 대주주 견제조항이 강화된 개정 상법이 마련된 만큼 이를 통해 경영진 의사결정을 감시하고 합병 문제를 지적한다는 계획이었다. 소액주주연대가 최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자 사조산업은 합병을 없던 일로 되돌렸다. 사조산업 측은 “양사 간의 합병 절차 진행과정에서 회사의 내부사정과 경영판단의 사유로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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