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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서 또 빠졌다’···에이치엘비 놓고 고심 깊어진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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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 임상 논란...증선위, 자조심 이후 4개월간 3번 연기
美 FDA 출신 석학들 “임상학적 유의미성 충분...신약허가 가능”
8년 전 셀트리온 사례 뒤따를 가능성...벌금 3억원 약식기소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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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에이치엘비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리보세라닙에 대한 3상 시험결과 발표를 ‘사기적 부정거래’로 볼 수 있느냐다. 일각에선 2013년 셀트리온 사태처럼 검찰의 약식기소로 끝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에이치엘비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달 16일,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나 급락했다. 당시 한 언론은 에이치엘비가 실패한 임상을 성공으로 부풀려 ‘허위공시’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에이치엘비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심의를 약 2주일 연기한 상태다. 해당 안건이 언제 상정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오는 10일 예정된 증선위 회의에서도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지난 2019년 6월 27일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해 신약허가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최종적인 데이터가 확정되면 다시 발표하겠다”고 알렸다. 시장은 이를 임상 실패로 받아들이면서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3개월 뒤인 9일 29일, 에이치엘비는 “임상학적 유의미성을 충분히 확보해 신약허가를 신청해 볼 만 하다”고 발표했다. 기존 발표대로 1차 유효성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미성을 미확보했으나 임상학적 기타 지표들은 탁월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조선비즈는 에이치엘비의 허위공시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번 임상은 자회사인 엘레바가 맡았기 때문에 공시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내 3상 시험결과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인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하는지가 이번 안건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FDA 출신 국내 석학들이 에이치엘비 측에 힘을 실어주면서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에이치엘비의 혐의 입증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어 안건 논의가 수개월째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조심을 통과한 사안에 대한 증선위 의결이 세 번이나 연기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선 미국 FDA가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를 평가한 문서의 ‘Fail’이 임상 실패가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을 얻지 못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미 FDA에서 임상약리심사관을 역임한 이장익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지난달 23일 프레스나인과의 인터뷰에서 “리보세라닙의 3상 성패는 FDA가 임상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허가를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국인 최초로 FDA 부국장을 지낸 안해영 박사도 지난 3일 MTN과의 인터뷰에서 “Pre NDA(예비 신약허가신청) 미팅의 서면심사는 허가 절차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임상3상에서 1차 지표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더라도 FDA와의 논의를 통해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선위는 해당 안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시간을 더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선위는 FDA 출신 석학들의 의견을 반박할 수 있는 주장을 찾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 주주연대 관계자 A씨는 “에이치엘비는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1·2·3세대 항암제를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이미 중국 항서제약으로부터 항암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증선위는 성과주의에 빠져 피해자 발생 여부에 개의치 않는 금감원과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며 “동학개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일에 관련된 금감원 관계자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치엘비의 3상 임상이 실패가 아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증선위 결정이 무혐의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증선위가 자조심에서 올라온 안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례는 흔치 않아서다.

일각에선 에이치엘비에 대한 조치가 8년 전 셀트리온과 비슷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증선위는 셀트리온을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서 회장은 벌금 3억원의 약식명령만 받고 끝냈다. 당시 금융당국은 셀트리온에 무리한 혐의를 씌웠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에이치엘비 주주연대는 변호사를 선임해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관계자와 관련 기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혐의는 직무상 비밀누설과 허위사실 유포 등이다. 주주연대는 이번 증선위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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