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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치킨집 ‘bhc’ VS ‘BBQ’ 또 물어뜯기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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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쟁사 회장 고발“윤홍근 배임·분식회계”
8년 간 앙숙 관게 수십 건 소송 주거니 받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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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한때 ‘한지붕 두 가족’이었던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013년 bhc 매각 후 수년째 법정 안팎에서 난타전을 이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윤홍근 BBQ 회장과 박현종 bhc 회장 등 오너를 겨냥한 소송·고발까지 남발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사자 아닌’ bhc, 윤홍근 배임 혐의로 고발 =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hc는 최근 윤홍근 BBQ 회장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최근 성남수정경찰서에 고발했다.

bhc는 윤 회장이 BBQ와 관련 없는 자신의 개인 회사 지엔에스하이넷에 제너시스BBQ가 자금을 대여하도록 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엔에스하이넷의 수수료 비용이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 자료와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서 차이가 있어 분식회계 정황이 있다는 것이 bhc의 주장이다.

이번 고발에 적시된 윤 회장의 고발 혐의는 bhc와는 무관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고발 역시 BBQ와 bhc가 2013년 매각 후부터 최근까지 이어온 다툼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bhc와 BBQ의 갈등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hc는 2004년부터 10년간 BBQ의 자회사였는데 2013년 BBQ가 해외 진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더로하틴그룹에 매각하며 분리됐다. 당시 더로하틴그룹은 bhc 인수대금으로 BBQ에 1150억원을 지불했다.

매각 이후 양측은 수십건의 소송을 주고받는 ‘앙숙 관계’가 됐다. BBQ에서 bhc의 매각을 주도했던 박현종 회장(당시 부사장)이 매각 후 bhc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감정의 골이 생겼기 때문이다. BBQ 입장에서는 매각 과정에 깊숙이 관여할 정도로 BBQ와 bhc의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는 박 회장이 경쟁사가 된 bhc의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감정적인 문제였던 양측의 갈등은 2014년 bhc가 제기한 소송을 시작으로 법정 다툼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bhc는 BBQ가 매각 당시 가맹점 숫자를 부풀렸다며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제소했고 ICC는 bhc의 손을 들어줬다.

◇매각 이후 경쟁 치열해지며 감정의 골 깊어져 = 이 소송을 시작으로 7년간 bhc와 BBQ는 20여건의 소송을 주고받았다. 이 소송들에 걸려있는 금액만 5000억원에 달한다.

2015년에는 BBQ 직원이 bhc의 신제품 원료를 빼냈다는 절도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았다. 이후 잠잠하던 양사의 갈등이 다시 드러난 것은 2017년이었다. BBQ는 2017년 4월 bhc에 제공하던 물류 서비스를 중단하고 6개월 후인 10월에는 상품공급계약마저 해지했다. 물류와 상품 공급 과정에서 bhc로 BBQ의 신메뉴 개발 정보 등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 계약은 2013년 매각 당시 BBQ가 10년간 제공하기로 하고 체결한 것이다. BBQ는 bhc를 매각하면서 ‘bhc가 BBQ 계열사에 물류 용역과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를 매각했다. 또 ‘bhc로부터 10년간 소스·파우더 등을 공급받겠다’는 내용의 전속 상품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계약을 BBQ가 파기하면서 bhc는 이듬해 500억원대의 상품 공급 대금 청구 소송과 2360억원 규모의 물류 용역대금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상품 공급 대금 청구 소송의 1심 결과가 올 1월 나왔는데, 당시 법원은 BBQ가 bhc에 290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8년에는 bhc가 가맹점들에게 해바라기유를 공급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며 논란이 됐는데, bhc가 이와 관련해 BBQ 임원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bhc 폭리·오너 회삿돈 유용 혐의 등 폭로·비방 = 양사는 양측 오너를 상대로 한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BBQ는 2017년 박현종 bhc 회장 등 전·현직 임원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다. 박 회장 등이 2013년 7월부터 2년간 BBQ의 내부 정보통신망에 무단 접속해 영업기밀을 빼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그해 말 검찰이 임직원 1명을 제외하고 박 회장 등 다른 임직원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으나 BBQ가 상급청인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재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재수사 후 지난해 11월 박 회장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해 박 회장에 대한 형사소송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BBQ는 이와 관련해 2018년 11월 bhc를 상대로 한 약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어 BBQ는 박현종 회장이 2013년 매각 당시 가맹점 수를 부풀려 BBQ에 피해를 줬다며 2019년 7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올 1월 1심 판결이 나왔는데, 법원은 BBQ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bhc와 BBQ가 벌이는 소송 중 3개가 올해 초 bhc의 승소로 결론 나면서 법정 대결의 승기는 bhc로 기우는 분위기다. 다만 bhc는 지난해 말 불거진 ‘BBQ 죽이기’ 논란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BBQ는 2018년 윤홍근 회장이 회사 자금을 유용해 자녀의 유학 자금에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2년 후인 지난해 당시 제보자가 bhc의 사주를 받아 허위 제보 한 것이라며 당시 진술을 번복하면서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bhc는 제보자의 ‘bhc 사주’ 주장이 거짓이라며 명예훼손과 관련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으나 양사의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닫는 사건이 됐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2013년 매각 후 동종업계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치킨업계는 특히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게다가 bhc는 매각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BBQ를 제치고 치킨업계 매출 기준 2위에 올라있다.

다만 이들의 경쟁이 경쟁사간 ‘선의의 경쟁’보다는 물고 뜯는 난타전 양상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지속되는 잡음과 구설수로 기업 이미지가 하락해 가맹점주들에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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