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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토리·아워홈, 삼성·LG 돈줄 끊긴다···1.2조 급식 시장 활짝

웰스토리·아워홈, 삼성·LG 돈줄 끊긴다···1.2조 급식 시장 활짝

등록 2021.04.22 17:11

수정 2021.04.22 17:32

정혜인

  기자

삼성·현대·LG·CJ·신세계 등 8개 기업 구내식당 일감 개방계열사·친족기업 물량 비중 높은 웰스토리·아워홈 직격탄신세계푸드·CJ프레시웨이 내부거래 적어 새 도약 기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8개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독식하던 단체급식 사업 물량을 외부기업에 개방하면서 단체급식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삼성, LG 등 8개 그룹사의 단체급식 물량 규모만 연간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계열사나 친족기업들에게 단체급식을 수주해온 대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나, 내부거래 비중이 큰 삼성웰스토리와 방계기업에 단체급식을 제공 중인 아워홈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면 내부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세계푸드와 CJ프레시웨이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이 최근 단체급식 일감을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들 대기업들은 그룹 내에 대부분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 계열사에게 구내식당 일감을 수의계약 형태로 수십년간 몰아줬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웰스토리가, 신세계그룹에서는 신세계푸드가, CJ그룹에서는 CJ프레시웨이가 단체급식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에는 같은 ‘범현대가’인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가 있고, LG그룹과 LS그룹은 ‘범LG가’인 아워홈이 거래해왔다.

이 때문에 급식업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임에도 물구하고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에 달하나 실제로는 삼성웰스토리(점유율 28.5%),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0%) 등 5개사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5개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기업들이 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의 지분을 그룹 오너들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들을 배를 불렸다는 지적도 계속돼왔다.

단체급식 시장이 개방되면서 중소·중견기업 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한편 삼성웰스토리·아워홈·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5개사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잃게 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이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와 친족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액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급식업계의 1위 기업이다. 삼성물산의 완전 자회사로,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6%),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6%)이 갖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단체급식을 수주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전사 매출액은 1조9701억원인데 이 중 41.4%에 달하는 8165억원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수의계약 급식 규모만 2019년 3736억원, 지난해 4408억원에 달한다. 공정위가 추산한 삼성웰스토리의 2019년 단체급식 매출액 중 30.6%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아워홈은 LG 계열사는 아니지만 고(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 구자학 회장이 세운 회사로, 지난해 말 기준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부회장 일가가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친족관계인 LG그룹 및 LS그룹과 오랜 기간 수의계약을 맺고 거래해 왔는데 LG, LS그룹에서 2019년과 지난해 각각 약 2252억원, 203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워홈의 2019년 단체급식 매출액 중 LG와 L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4%에 달한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2019년과 2020년 약 318억원, 2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까지 포함하면 수의계약 매출액 규모가 4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반면 신세계푸드와 CJ프레시웨이는 상대적으로 그룹사 일감 규모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단체급식 일감 개방’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계열사 일감을 포기하더라도 외부의 더 많은 일감을 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는 CJ그룹 계열사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2019년과 2020년 각각 393억원, 44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2019년과 2020년 각각 732억원, 646억원의 매출액을 벌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급식 매출액에서 CJ프레시웨이는 계열사로부터 약 10%의 매출액을 벌어들이고 있고 신세계푸드는 약 24%를 벌었다. CJ프레시웨이는 비중도 크지 않고, 신세계푸드는 금액 자체가 크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오는 6월부터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내 사내식당 2곳을 개방하고 신세계푸드와 풀무원푸드앤컬처를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일감을 잃는 대기업 급식업체들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만큼 이 기회를 선점하는 업체들이 시장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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