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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게임 기업의 ‘성장통’, 변화가 필요한 때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수민의 포스트IT] 게임 기업의 ‘성장통’, 변화가 필요한 때

등록 2021.05.04 13:37

수정 2021.05.04 14:32

김수민

  기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개혁의 어려움을 말할 때 인용되는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한 구절이다. 마키아벨리는 개혁이 어려운 이유로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 개혁을 도와줄 사람들은 새로운 질서가 가져다줄 혜택에 대해 확신이 없다.

국내 게임업계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시장 전반의 규모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脫게임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종 산업에 대해서도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게임사의 규모 자체도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1일부터 넷마블과 넥슨을 포함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40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넷마블과 넥슨의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각각 28.7%, 26.8% 증가했다.

구성원들의 복지 수준도 높아졌다. 넥슨發 연봉 인상 릴레이로 인해 적게는 8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3000만원 수준의 연봉 인상이 이뤄졌다.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 또한 크게 늘었으며, 인력 유치를 위한 각종 복지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반면 ‘게임강국’ 한국의 입지는 좁아졌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15조5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2%로 전년보다 0.1% 줄며 영국에게 4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중국산 게임들이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다. 최근 도마에 오른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인해 게임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불매운동, 트럭시위 등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어느 때보다 추락한 시기다. 일선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이 “지금은 뭐 하나 티 안나게 조용히 있어야...”라며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일각에선 게임업계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럼에도 시장과 고객에 가장 빠르게 대응해야 할 곳에서 가장 더디게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게임사 직원들의 과로사 등 과거 게임업계는 빠른 성장을 담보로, 직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산업 중 하나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최근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릴레이를 두고도 업계 관계자들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드디어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한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들이 이제서야 정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신작 출시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흥행작을 연달아 내놓는 중국과는 달리, 국산 게임 중 2017년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면 글로벌 히트작이 전무하다. 과거의 과금 유도에 매몰된 양산형 게임, 또는 과거의 영광에 매몰된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답습하고 있는 모양새다.

많은 분야에서 변화의 바람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안정적인 과금구조, IP를 마련해 놓은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 비즈니스모델(BM)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새로운 질서를 마련하기엔 그것이 가져다 줄 혜택에 대한 확신도 없다.

그럼에도 변화는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다. 게임업계가 지금 겪고 있는 ‘성장통’이 ‘고질병’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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