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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걸핏하면 먹통 되는 MTS

오피니언 기자수첩

[임주희의 슬주생] 걸핏하면 먹통 되는 MTS

등록 2021.05.10 07:58

수정 2021.05.10 09:07

임주희

  기자

reporter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일반 청약 첫 날, 해당 기업의 공모청약이 가능한 5개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해봤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5곳 모두 첫 시도에서 청약을 성공할 수 없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은 채 한 페이지에 머물렀다. 일명 ‘먹통’이 된 것이다. 이미 증권사 MTS 먹통을 경험해본 투자자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흔했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살펴봐도 주요 증권사들의 온라인/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장애 현상은 빈번했다. 지난해 2월과 3월 삼성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DB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의 HTS와 MTS에 접속 지연이나 주식거래 중단 등의 문제가 발새했다. 5월엔 신한금융투자 MTS에서 주문 지연 처리 사고가 발생했고 6월엔 SK증권 HTS와 MTS 접속 불가 사고가, 9월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이 지연됐다.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하다. 증시가 시작된 날부터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잔고조회 지연부터 매매거래 장애까지 다양했다. 금융감독원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장애건수는 8건이며 배상건수는 1만9861건, 배상금액은 18억5246만원으로 나타났다. 배상건수는 지난해 7831건에 비해 3배를 훌쩍 넘었다.

최근엔 대규모 전산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일 대다수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시스템은 먹통이 됐다. 여기에 상장 이틀째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 시스템은 약 100여분간 접속이 불가했다. 주식 거래 자체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즉각 보상에 나섰다. 지난달 13일엔 이삭엔지니어링 공모주를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신한금융투자에 몰리면서 계좌이체 자동 입·출금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SKIET의 경우 공모 청약날은 물론 증거금 환불일에도 삼성증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을 분노케 했다.

가만 살펴보면 거의 매달 행사처럼 증권사 전산 장애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모양세다. 특히 대어(大漁)급 기업의 공모주 청약이나 상장 이후 사고가 잦은 모습이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사전 예측이 가능하단 소리다. 이를 통해 미연에 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사는 ‘땜질식 처방’에 급급한 모습이다. 수년 째 매달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접속자가 몰려’라는 식이다.

하반기 크레프톤과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지, 야놀자 등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지만 다수의 투자자들은 경쟁률 비교 등을 하기 위해 각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에 동시 접속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가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이 먹통 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사도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에 사과하고 적절한 보상과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다. 증권사의 경우 단순 유희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신뢰를 가지고 이용한다. 하지만 증권사의 안일한 대처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한다면 신규 고객은 물론 충성고객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스피 3000시대’, ‘동학개미 1000만 시대’. 유례없는 증시 활황과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대로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국내 증시 규모가 커지고 증권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에 걸 맞는 대응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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