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2℃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11℃

  • 안동 8℃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2℃

  • 대구 9℃

  • 울산 9℃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2℃

“주공 지으려 재개발하냐”···지라시 돌자 LH도 나선 신길15

[르포]“주공 지으려 재개발하냐”···지라시 돌자 LH도 나선 신길15

등록 2021.05.13 10:46

수정 2021.05.13 14:41

김소윤

  기자

겨우 재개발 기회 왔는데, 또 둘로 쪼개진 신길동뉴타운 지정 후 해제→6년 만에 개발 후보지 선정LH는 시행사에 불과한데, LH브랜드 달거라며 소문중개업소와 결탁해 허위 사실 유포하자 민원 넣어LH도 심각하게 봐 “주민 목소리 공식적으로 접수”과거 뉴타운 때처럼 해제될까봐 두렵다는 주민들“어차피 넘어야할 관문” 포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와

최근 LH는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일부 중개업소 두 곳에게 공공주도 개발 반대 동의서에 관한 내용 증명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LH는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일부 중개업소 두 곳에게 공공주도 개발 반대 동의서에 관한 내용 증명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주도 개발은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사유재산권을 제한하고 주도하는 사업이다. 성공사례가 거의 없는 공공주도개발은 무조건 반대한다”, “입지조건과 사업성이 최고 좋은 신길15구역에 구 주공아파트를 건설하면 누가 찬성하나요.” <공공주도 개발 반대하는 허위 찌라시 내용 일부>

정부가 2·4 공급대책 후속 조치로 발표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중 하나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2·4·15구역). 이 중 신길15구역은 2015년 5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재개발 꿈’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됐는데, 6년 만에 그 기회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더욱이 최근 주민 10% 동의를 얻어 오는 7월 예정지구로 지정될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 간의 갈등은 여전했다. 물론 모든 주민들이 공공주도 개발을 찬성하기에는 힘들겠지만 신길15구역의 상황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잡음이 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13일 본지가 입수한 LH자료에 따르면 최근 LH는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일부 중개업소 두 곳에게 공공주도 개발 반대 동의서에 관한 내용 증명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 마지막 단락에는 “이번 대책과 관련해 정책과 상반되는 주장으로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3월31일 신길15구역(옛 뉴타운지역, 2015년 해제)이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후보지로 선정되자 당시 조합원과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지만 일부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문제는 일부 반대한 주민들이 곧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신축 빌라업자들, 부동산 중개업소 두 곳과 결탁하고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한 허위 사실과 이러한 내용들이 담긴 찌라시를 계속적으로 유포했다는 데에 있었다.

신길15구역에 대해 공공주도 개발 반대했던 사람들의 허위 찌라시 내용.신길15구역에 대해 공공주도 개발 반대했던 사람들의 허위 찌라시 내용.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주도형 재개발하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추가분담금이 증가하게 된다’, ‘아파트단지의 저급화로 가격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재산권이 침해된다’, ‘토지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등이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결국 영등포 구청에 민원을 넣게 됐고, 공공주도 정책과 관련한 허위사실이 유포됐다는 소식이 LH측에 전달되자 LH는 이 같은 사실을 유포한 자들에게 설명자료를 보내며 조목조목 반박하며 (반대 동의서에 대한) 내용 증명서 등을 요청한 상태다.

LH가 보낸 반박자료를 살펴보면 일단 공공주도 개발에서 전체 공급물량의 70~80%는 분양주택(토지소유자 우선공급 물량 포함)이고, 20~30%는 ‘공공임대+이익공유형’ 분양주택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단지 저급화와 그리고 공공의 일방적인 사업추진 우려 건에 대해서도 “이 사업은 사업초기부터 주민협의체를 상시 운영하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고,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주민에게 선택권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민들을 가장 불안에 떨게 했던 소문은 LH가 지으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고, 임대주택도 많아진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내용들은 당초부터 공공주도 개발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 모두가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공공주도 개발 후보지로 선정되자마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라(LH 혹은 SH)에 땅을 넘기게 되면 주민들(조합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할 수도 있지 않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자체가 땅을 LH에서 수용해서 해당 주민들은 관여 할 수 없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니다. LH는 시행사로만 참여하기 때문에 시공사는 주민(혹은 조합원)들이 원하는 건설사로 선정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원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일부 반대 주민들은 당초부터 모든 주민들이 염려했던 부분(단지 저급화, LH브랜드 사용, 높은 임대주택 비율 등)을 LH에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허위 사실들을 찌라시로 옮겨 유포해 공공주도를 찬성하는 주민들까지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LH 관계자는 “주민들 모두 100% 찬성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는 만큼, 공공주도 개발을 반대할 수도 있고 이러한 잡음은 여느 지역에서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허위사실까지 유포하고 날조하는 행위를 보면서 LH측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민원에 올라온 내용들을 공식적으로 접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신길15구역 추진위원장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이번 허위사실을 포함한 반대동의서는 LH에서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별도로 법적 대응한다고 연락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파트단지와 빌라촌 빈부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모습. 래미안프레비뉴와 그 뒤에 있는 신길센트럴아이파크. 중간의 도로 반면에는 옛날 시장터들, 그 뒤로는 노후화된 주택과 빌라들이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아파트단지와 빌라촌 빈부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모습. 래미안프레비뉴와 그 뒤에 있는 신길센트럴아이파크. 중간의 도로 반면에는 옛날 시장터들, 그 뒤로는 노후화된 주택과 빌라들이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불과 6년 전까지만 해도 신길15구역 등은 ‘신길뉴타운’으로 불리며 옆 동네처럼 아파트촌으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대했던 아파트 대신 골목마다 신축 빌라들만 들어선 상태다. 반면 신길3구역부터 5, 7, 8, 9, 11, 12, 14구역 등은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아파트 단지들이 화려하게 들어서 있었다. 차례대로 ‘더샵 파크 프레스티지’, ‘SK뷰’, ‘래미안 에스티움’, ‘신길파크자이’,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래미안 프레비뉴’, ‘신길센트럴자이’, ‘신길센트럴아이파크’ 등.

해당 주민들은 과거 뉴타운 때처럼 해제될까봐 두렵다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일은 어차피 넘어야할 관문”이라며 이들까지도 포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길15구역 한 주민은 “아버지가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해서 반대하면 제가 일부러 설득시키곤 해요”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신축빌라업자 등 일부는 재산권이 침해될 것 같아서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것 같다. 우리들도 그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자”라고도 했다.

LH 관계자는 “신길15구역은 이번에 2·4대책 첫 사업장으로 선정된 증산4구역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주민들이 공공주도 개발과 관련해서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 지금처럼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오는 7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는 도심복합개발 선도사업 1차 후보지 6곳에서 주민동의 1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도봉구 쌍문역 동쪽(447가구)과 쌍문1동 덕성여대 인근(1008가구), 영등포구 신길 15 구역(2380가구)과 은평구 불광근린공원 주변(1651가구), 수색14 구역(944가구), 증산4 구역(4139가구) 등이다. 특히 증산4 구역은 본지구 지정요건인 주민 동의 3분의 2를 이미 확보했다. 도심복합 선도사업 후보지 선도사업은 △사업개요 설명회와 △사업계획 마련 △사업계획 설명회 △사전검토위원회 △예정지구 지정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