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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무조건 오른다”···유튜브 주식 채널의 폭주

오피니언 기자수첩

[고병훈의 턴어라운드]“무조건 오른다”···유튜브 주식 채널의 폭주

등록 2021.07.09 07:01

고병훈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동안 개미로 불리던 개인투자자들은 ‘동학개미운동’을 거치면서 과거 한탕주의나 깜깜이 투자, 단타 매매 등에서 벗어나 더 깊게 공부하고 투자하는 ‘스마트 개미’로 거듭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주식 관련 ‘유튜브 채널’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부터 주식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주식 유튜버들의 구독사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기존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던 증권사들 역시 유튜브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신규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가운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한 회사는 키움증권이다. 이날 기준 키움증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채널K’ 구독자는 122만명이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의 ‘스마트머니’와 삼성증권의 ‘Samsung POP’ 구독자수도 110만명에 이른다.

개인이 운영하는 주식 유튜브 채널의 인기는 더욱 뜨겁다.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신사임당’과 ‘슈카월드’,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 등을 비롯해 ‘슈퍼개미김정환’, ‘창원개미TV’, ‘박곰희TV’, ‘박호두 해외선물’ 등도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유튜브 주식 채널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인기 채널들이 특정 종목을 소위 ‘리딩’하면서 단타 거래를 부추기는가 하면, 해외선물, 마진거래 등 고위험 상품 투자를 권유하는 컨텐츠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렸던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홀딩스’의 주가 급등락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항홀딩스 사례에서 일부 유튜브 채널은 외국 상장기업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선택한 기사를 단순 번역해 전달하거나 2차 정보를 선별해 무조건적인 ‘풀매수’를 권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주력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이항홀딩스의 주가는 하루 만에 무러 60% 넘게 급락했다. 유튜브를 믿고 투자한 상당수의 개인이 큰 손실을 봤지만, 해당 유튜버들은 과거 올렸던 영상을 삭제하거나 댓글창을 막는데 급급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 관련 개인 유튜버뿐만 아니라 증권사 직원이나 애널리스트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유튜브 특성상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했던 이들조차 유튜브에서는 ‘강력 추천’이나 ‘무조건 오른다’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투자업계에 속한 직원들이 확신에 찬 멘트를 하면 이를 철썩같이 믿게 된다. 또 간혹 유튜브에 출연한 증권사 직원이 유튜브에서 밝힌 내용과 본업인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리포트 전망과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유튜브 출연진의 내부거래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일부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종목 분석 보고서를 이용한 사익편취 사례가 수차례 발생한 상황에서 접근 문턱이 낮은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요즘 주식 관련 유튜브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방송 컨텐츠도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며 “비록 전문가라 할지라도 유튜브 상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무작정 신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는 다양한 유튜브 채널이 늘어나는 것도 물론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모든 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대다수의 주식 유튜버 채널은 자극적이고 맹목적인 추종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유튜버를 따라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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