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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 벤츠코리아 사장, 한국서 ‘ESG 경영’ 펼칠까?

클라인 벤츠코리아 사장, 한국서 ‘ESG 경영’ 펼칠까?

등록 2021.07.12 08:19

수정 2021.07.12 08:21

김정훈

  기자

한국시장 판매·서비스 총괄로 부임배출가스 인증 조작, 행정소송 중순이익 재투자 미흡···기부금 ‘인색’배당 축소 등 ‘투명 경영’은 과제

토마스 클라인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관련 검찰 수사와 관련, 해외에서 임기를 끝낸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전임 사장 뒤를 이어 올해 1월부터 한국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토마스 클라인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 관련 검찰 수사와 관련, 해외에서 임기를 끝낸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전임 사장 뒤를 이어 올해 1월부터 한국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올해 한국 사업 총괄로 첫 발을 떼면서 임기 내 ‘ESG 경영’을 강화할지 관심 받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독주하며 브랜드력을 높였으나, 수입차 업계를 강타한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태의 책임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1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5월 환경부가 77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한 디젤차 12종의 배출가스 인증 조작 적발과 관련, 이에 불복해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전임 사장이던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씨가 검찰 수사망을 피해 해외 도피성 출장을 떠났다가 한국에 복귀하지 않고 임기를 마친 탓에 클라인 사장은 첫 시작부터 큰 부담을 안고 한국 사업을 챙겨야 했다.

클라인 사장 부임 이전에도 CEO 인선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사장 내정자였던 뵨 하우버 벤츠 스웨덴·덴마크담당 대표가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근무를 거부하면서 고객서비스담당 김지섭 부사장이 일시적으로 직무대행을 맡았다. 업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환경부가 검찰에 고발한 인증 조작 건의 뒷감당을 해야 하는 한국지사장이 부담스런 자리여서 CEO 선임이 늦어진다는 얘기마저 나돌았다.

이 때문에 클라인 사장은 올 초 온라인으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배출가스 조작 논란 이슈를 피해가지 못했다. 클라인 사장은 당시 “당국 요청에 적극 협조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벤츠가 과징금 부당함을 호소하며 행정소송을 시작함에 따라 지금까지도 환경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선 독일 다임러 본사가 여전히 환경 문제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 1등 수입차로 오랫동안 사업을 할 거라면 재발 방지 약속 등의 고객 신뢰 확보에 나서는 전략적 선택이 우선시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벤츠코리아는 2015년부터 6년째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면서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제조사별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차, 기아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자동차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벤츠코리아는 한국에 제조공장이 없는 임포터(수입사)다. 그럼에도 연 매출 5조원이 넘는 막대한 매출을 올린 까닭에 한국 내 고용, 투자 등 사회적 책임감도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 온 벤츠 사장이 아직은 임기 초반이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즉 결함, 리콜, 사회공헌 활동 등 한국 시장을 이끌어갈 뚜렷한 청사진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게 아쉽다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대외 활동에 제약이 많은 데다, 아직 한국 시장 파악이 제대로 안됐을 거란 관측도 내놓는다.

벤츠는 지난해 한국에서 첫 중간배당을 하면서 지난해 배당금만 1900억원을 빼돌렸다. 순이익이 1289억원을 거뒀는데 배당금이 많다는 것은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임러의 이사회 보드 멤버가 돼야 배당금 축소, 한국 투자 확대 등 결정 권한이 있기 때문에 한국지사장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은 ‘아우스빌둥(기술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한정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대당 1억원이 넘는 고급 세단 S클래스가 세계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본사의 실적 압박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으로 파견 근무를 맡는 외국인 사장의 경우 판매 실적을 높여 성과를 내면 더 높은 자리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은 승진 기회로 평가받는 지역으로 전해졌다. 사장 임기 내 수익 내기에 급급한 이유다.

한국이 지난 3년간 4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효자 시장’인 만큼 본사 차원의 지원도 늘려가야 한다. 본사에서 배당금 규모를 줄여나가고 순이익의 일정 비중은 한국에 재투자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로 나온다면 클라인 사장 임기 동안에는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벤츠의 사회공헌 활동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벤츠코리아는 2014년부터 다임러트럭코리아(상용차 사업부문), 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11개 공식 딜러사와 함께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해 예전보다 기부금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의 독자적인 기부 집행 내역을 보면 상당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벤츠코리아 감사보고서에 올라온 지난해 기부금은 36억원으로 매출액 5조3382억원 대비 0.06% 불과하다. 게임사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2조155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기부금은 78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5조원이 넘는 매출 대비 기부금이 인색하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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