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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쇼핑몰 QR체크인 도입, 방역 고삐 죌 때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민지의 채널고정]쇼핑몰 QR체크인 도입, 방역 고삐 죌 때

등록 2021.07.13 16:42

김민지

  기자

reporter
“쇼핑몰에서는 전자출입명부(QR체크인)를 작성하지 않잖아. 그러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추적해?”

요즘 주변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다. 특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을 비롯해 오프라인 채널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쇼핑몰에서는 QR체크인을 왜 안 하는 거냐, 아니면 하지 못하는 거냐는 질문이 늘었다.

이는 ‘갑자기’ 생긴 의문이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마주한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QR체크인은 일상이 됐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을 먹을 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할 때,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 때 수천 명이 들어가는 대극장에서도 전자출입명부를 모두 작성하고 입장한다. 놀이공원과 영화관 등도 마찬가지다.

예외로 적용되는 곳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편의점이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정도다. 편의점에서도 취식할 때는 QR체크인이나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쇼핑몰은 출입명부 의무 작성 대상이 아니다. 쇼핑몰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할 경우에는 입장 시 QR체크인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발열체크 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취식이 아예 되지 않고 방문자 간 감염 사례도 없던 공연장에서조차 체크인이 필수적인데,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쇼핑몰이 출입명부 의무 작성 대상에서 아직도 제외돼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은 쇼핑몰 QR체크인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는 오히려 더 혼잡을 초래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문자 간 감염 사례가 없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최근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확진자도 1000명대를 지속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의 감염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 4일~10일)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536명으로 집계됐고, 국내 감염 사례 가운데 델타 변이 사례가 6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2.7배 높고 영국 알파 변이보다는 1.7배 강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방역 당국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문자를 보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무역센터점은 수백억 대의 손실을 감내하며 일주일 동안 문을 닫는 조치를 취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3일 영업을 재개하면서 업계 최초로 QR체크인을 도입했다. 13개 전체 출입구에 QR체크인을 설치한 한편 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출입정보가 기록되는 안심콜 체크인도 가능해졌다. 롯데와 신세계도 현대백화점의 상황을 주시하며 QR체크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조치로 우선 QR체크인 도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증명됐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 쇼핑몰 QR체크인 의무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QR체크인을 의무화한다고 해서 코로나19를 예방한다든지, 확산세가 줄어든다든지 하는 대단한 효과는 없을 것이다. 역학 조사를 수월하게 함으로써 더 큰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 미루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보다 방역의 고삐를 더 바짝 조이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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