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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공공재개발 최대어 흑석2, 암초 만난 사연은

‘공공재개발 최대어’·‘한강변 재개발’ 흑석2 찾아가보니
토지면적 70% 소유한 상가 소유자들이 반발하며 진통
주민 요구에 분양가도 평당 3000만원→4274만원 올려
고분양가·용적률 특혜성에도 일부 주민들 불만 여전
구역 지정되고 장기간 조합설립 안돼 일부 “공공 만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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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2구역은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흑석7)와 인접해 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에서 흑석뉴타운에 건설했던 재개발 아파트로 총 1073세대이며 이 중 일반 분양 물량은 405가구였다. 흑석뉴타운이 달동네 이미지 등으로 인해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2010년대 들어서 호전된 부동산 시장에 힘입어서 DL이앤씨를 주축으로 하는 흑석7구역의 사업이 성공할 수 있게 됐다. 사진 = 김소윤 기자

‘공공재개발 최대어’·‘한강변 재개발’이라는 각종 수식어가 등장한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일대의 재개발 지역인 흑석2구역(흑석2재정지촉진구역).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8개 지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한강변에 위치한 덕분에 공공재개발을 진행할 경우 상징성까지 더해져 정부로서는 이 사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현재 시행사로 나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면제와 용적률·층고 상향 등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당초 흑석2구역 주민들의 분양가 등에 대한 반발도 있었지만 첫 번째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듯하다. 그도 그럴것이 만일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 사업을 접을 경우 나머지 후보지들도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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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의 반발은 여전한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재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목소리가 거세게 들린다. 이들은 흑석2구역 내 상가 소유주들로 구역 내 절반 이상의 토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흑석2구역은 이미 주민 동의를 60% 이상 받아 공공재개발 최소 동의 요건(50%)을 충족했다. 법적으로 공공재개발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상가 소유주들의 주장을 들으면 흑석2구역 토지면적 3만1107㎡ 중 4079㎡(13.1%)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결이란 이름을 내걸고 상가소유주를 몰아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재개발 반대를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시와 SH공사가 지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인 사유재산권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며 “공공재개발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주민들이 전체 토지의 70%를 갖고 있는데, 공공재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는 명수로 주민 동의율 50%를 넘겼다면서 공공재개발을 하겠다고 한다”며 “사람 수로 개발을 밀어붙이는 것은 개인 재산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서명부와 진정서를 전달한 후 조만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며 관심을 끌었던 흑석2구역이 암초를 만난 겪이다. 사실상 흑석2구역은 당초부터 조합 내에 상가들의 반발이 많아서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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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역 3번 출구로 올라오자 마자 보이는 전경. 해당 지역은 흑석2구역이다. 2016년에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흑석빗물펌프장(사진 왼쪽) 일대의 재개발을 포기하고 대신 청년임대주택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적이 있으나,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흐지부지 됐다고 한다. 사진 = 김소윤 기자

13일 본지가 직접 다녀온 흑석2구역 현장은 위치상 흑석역 바로 뒤에 위치한데다 맞은편은 ‘한강변’이라는 장점이 있는 곳이었다. 즉 한강이 지척에 있어 일부 가구는 한강조망도 가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 때 서울 분양시장을 뒤흔들었던 ‘아크로 리버하임’(흑석7구역)과 바로 인접해 있는 구역이기도 했다.

흑석2구역 주변은 상가들이 정말 많았다. 인근 주민들 말에 따르면 계획상의 용적률도 600% 육박할 정도로 높고 조합원 수도 적어서 사업성은 좋은 편이지만, 중앙대학교 상권 및 재개발이 완료된 아파트들의 수요가 많아 장사가 잘 되는 덕에 상가 조합원들의 반대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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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병원 앞쪽에 자리한 흑석2구역은 흑석동 고층 상가가 대거 몰려있다. 상가 소유자들은 대개 임대목적으로 건물을 가지고있어 재개발이 절실하지 않다. 임대료가 잘나오는데 굳이 철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

흑석2구역은 뉴타운으로 구역 지정 이후 2009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도 받았지만 이후 부동산 소유자들 사이에서 뜻이 모아지지 않아 조합설립도 안됐다. 장기간 동안 조합설립조차 어렵자 재개발은 거의 물 건너간 분위기였다. 이에 2017년 동작구청에서는 흑석2구역 직권해제 관련 주민의견조사 시행공고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직권해제여부 투표 결과 찬성표 과반(재개발 찬성 52.5%, 재개발 반대 24.9%, 무효 7.5%, 미투표 15.1%)으로 직권해제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2구역 직권해제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게 된 셈이었다.

다만 조합설립인가를 위해서는 구역 내 주민들의 찬성률이 80%를 넘어야 했는데 조합설립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잘 이뤄지질 않았다. 이렇듯 재개발 사업이 계속적으로 지지부진해지자 흑석2 추진위원회에서는 신탁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재개발을 진행하려고도 했다. 다만 당시 조합 내에 상가들이 반발이 많아서 상당한 난관이 있었다.

사업이 계속적으로 지지부진하자 결국 흑석2 추진위에서는 공공재개발 사업 신청을 했는데, 1차 후보지에 올라 재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기존 개발안은 ‘최고 40층, 용적률 487%’였는데 주민들의 요청에 수익성이 더 나은 ‘최고 49층, 용적률 600%’로 변경했다. 공공이 아닌 민간재개발로 추진할 때 예상분양가(3.3㎡당 3942만원)보다 8.42%나 비싼 것으로, 웬만한 강남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용적률 확대에 따라 이 단지의 일반 분양분은 기존 293세대에서 512세대로 크게 늘어났다. 앞서 언급했듯이 흑석2구역은 정부가 첫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상징과도 같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치 않는 고분양가와 용적률 상향 등 특혜에 가까운 혜택을 제공해줬던 것이다. SH공사의 노력에도 ‘특혜성 공공재개발’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분양가가 너무 낮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공공재개발과 관련한 진통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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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역 3, 4번 역세권에 위치한 제약회사 건물.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의 개발을 원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참고로 해당 건물주가 건물을 매입할 당시 시가 20억원이었다고 한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여기에 최근에는 상가 주민들 비롯해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중앙대학교 병원 앞쪽에 자리한 흑석2구역은 흑석동 고층 상가가 대거 몰려있다. 상가 소유자들은 대개 임대목적으로 건물을 가지고 있어 재개발이 절실하지 않다. 임대료가 잘나오는데 굳이 철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 사업의 경우, 도시재정비특별법에 근거해 해당 구역 주민(토지 등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추진이 가능하다. 주민 4분의 3 이상 동의,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 토지주의 승낙을 받아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일반 재개발보다 추진 여건이 훨씬 수월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도 강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흑석2구역의 경우,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아 조합 설립도 이뤄지지 않고 장기간 표류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공공이 참여하면서 재개발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면서 흑석2구역 상가를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지는 등 재개발 반대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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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재개발 반대를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재 흑석2 공공재개발 반대하는 비대위는 “현재 흑석2구역에는 주택 하나를 지분 3개로 쪼개는 등 투기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도 들어와 있다”라며 “졸속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민간으로 돌려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가까스로 공공재개발이 추진된다면 다른 곳에 주택을 소유하며 종사하고 있는 상가소유자들에게 아파트를 제공할 때 1가구 2주택자가 돼 세금적인 측면에서도 피해를 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SH공사는 “상가를 분양받으면 다주택 문제를 피할 수 있다”라며 “즉 상가를 받으면 2주택은 피할 수 있지만, 주택이 더 비싸서 중소형 상가주들은 주택을 받으려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공재개발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현재 흑석2구역의 상황을 지켜보는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다소 냉소적이다. 인근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공공이 아니라 민간 재개발이었어도 반대할 사람들”이라며 “과거 구역 지정되고 아직까지도 조합설립 안된 곳인데, 재개발 되려면 동의율 요건 낮춘 공공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재개발이 아니다. 도시재생으로 현 상태 유지하는 것”이라며 “상가 소유주들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다른 흑석 뉴타운 지역들은 서서히 개발되고 있는데 2구역만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재개발을 원하는 원주민들만 죽이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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