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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베이트 논란···자정 안 되는 분유업계 왜

[사건의 재구성]또 리베이트 논란···자정 안 되는 분유업계 왜

등록 2021.07.15 09:42

수정 2021.07.16 09:50

정혜인

  기자

2010·2011년 남양·매일·일동 적발 후 10년만에 철퇴초기 분유 바꾸기 힘든 고착효과 노린 영업 관행분유시장 축소 경쟁 심화로 관행 없애기 힘들어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국내 유제품 회사인 일동후디스가 자사 분유만 사용해달라며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됐다. 분유업계에서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것은 2011년 이후 10년만이다. 불법 리베이트가 또 적발되면서 분유업계가 자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자사 분유 사용을 약속하고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일동후디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일동후디스는 2012년 9월~2015년 5월 자사 분유를 독점 공급하기 위해 산부인과 3곳과 시중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24억원을 빌려줬다. 또 2012년 12월∼2015년 8월엔 산부인과 2곳과 산후조리원 1곳에 자사 분유를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2억998만원의 단합대회 비용을 지불해줬다. 그 외 8개 산부인과에는 2013년 7월부터 5년간 제습기, TV 등과 인테리어 비용을 무상으로 주고 1억365만원의 광고비용을 대신 납부해줬다. 2010년 6월부터 2019년까지는 산모들이 자사 분유를 쓰게 하려고 산후조리원 351곳에 13억340만원 상당의 분유를 공짜로 공급하기도 했다.

일동후디스가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동후디스는 2011년에도 산부인과에 분유를 독점 공급하고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1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당시 일동후디스는 2006년 4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산부인과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컴퓨터, TV 등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불법 리베이트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적발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특히 일동후디스가 2011년 불법 리베이트로 시정 명령을 받고도 이듬해부터 지난 2019년까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왔다는 점에서 자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동후디스뿐만 아니라 분유업계 1,2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역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일동후디스에 대한 불법 리베이트 혐의를 조사했는데 이 중 일동후디스에 대한 제재를 먼저 결정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에 대한 조사 역시 현재 진행 중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불법 리베이트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공정위로부터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시정명령과 각각 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매일유업의 경우 2007년 10월부터 2009년 말까지 39개 산부인과병원에 무이자로 186억원의 영업보증금을 제공했다. 또 6개 병원에 대해서는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연리 3.0%~5.0%로 24억원을 빌려주고 관리해왔다. 이밖에 87개 산부인과에 대해서는 30억원 가량의 가구, 전자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남양유업은 2006년 10월부터 2009년 말까지 71개 산부인과에 연리 2.0%~5.1%로 418억원을 빌려줬다. 24개 산부인과에 대해서는 9억원 상당의 가구와 전자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결국 2010, 2011년 당국의 제재를 받고 분유업계가 최근까지 이 같은 불법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뽑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분유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는 신생아들이 초기에 사용한 분유를 계속 사용하는 ‘고착효과’ 노린 영업 관행이다. 산모들은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 처음 쓴 분유를 지속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 입맛이 처음 사용한 분유에 길들여져있고, 분유를 바꿀 경우 배앓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유업체들 입장에서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공략하는 것이 곧 산모를 공략하는 것과 같다. 이 관행이 수십년째 굳어진 상황이다보니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도 리베이트를 대놓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저출산 영향으로 분유 시장이 크게 위축된 점도 이 같은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쉽게 뿌리 뽑히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분유 소매 매출은 2014년 1953억원에서 2019년 1407억원으로 28.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538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0% 줄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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